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자금난 가중에 납품물량 확보도 어려워
납품단가 유지‧인건비 인상에 이익 급감…임금문제로 잔업·특근 없애 인력 30% 공장 떠나
2018-12-16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납품하는 가격은 그대로인데, 최저임금은 올라 다른 공장처럼 2‧3교대 근무제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경기도 평택시 송탄산업단지에 소재한 마스크팩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김재국 럭스바이오코스메틱 사장의 하소연이다. 럭스바이오코스메틱은 국내외 마스크팩업체로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공장 연면적은 1만2000㎡(3600평)에 달한다. 최저임금은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증한 바 있다.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내년에는 10.9% 인상된 8350원이 지급된다. 이 공장은 내년부터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분(27.3%) 만큼 손해를 입게 된다. 김 사장은 “연평균 30%씩 성장을 해왔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된 반면, 납품단가는 유지되는 상황이기에 이익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다른 공장처럼 주2‧3교대 근무를 돌릴 수 없는 상황일 뿐 아니라 납품물량을 늘리고 싶어도 쉽지 않다”며 “회사 규모는 커지고 있어, 초과근무나 특근 등을 없애기 위해 생산라인(기존 20개) 8개를 늘려 손해를 감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사장은 “회사를 계속해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계를 늘려 생산효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생산라인은 모두 가동되지 않았다. 김 사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살펴보러 이동했다. 같은 층에 위치한 생산라인은 기계를 통해 마스크팩과 원액이 조합된 후 직원들이 포장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20개 생산라인 중 5개 라인만 가동되고 있었다. 기계 값은 대당 4000만원이고, 유지비까지 합칠 경우 중소업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기계별 일 최대 생산량은 4만개로, 약 120만원에 달한다.팩과 용액 배합은 자동화가 이뤄져 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포장에는 인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한 라인마다 4~5명이 필요하다. 이날 가동된 생산라인에서 근무 중인 인력은 20명 안팎이었다. 이들은 하루 8시간을 근무해 최소 6만원여 임금을 지급받는다. 원청에서 5개 생산라인에 최대생산을 요청하지 않는 이날 공장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300만원대에 불과하다. 임대료까지 계산할 경우 이는 더 줄어든다. 올해 납품물량을 모두 소화한 시점에서 이들이 근무하는 이유는 내년 명절 시즌에 확보해야 할 제품을 미리 생산하기 위함이다. 명절에는 원청에서 물량을 늘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임금 문제로 일이 닥쳤을 때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김 사장은 생산라인을 바라보며 “이전까지는 무리해서 잔업특근을 통해 본전이라도 맞췄지만, 이제는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며 “여기에 특근을 안 시켜주니 불만을 가진 인력이 생기고, 직원들이 공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공장은 잔업특근을 포함해 주52시간 근로제를 이미 맞춘 상황이지만,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해진 하루 8시간 근무 외에 추가 근로를 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당장 생업을 책임져야 하는 인력들이 그동안 받아온 임금을 맞추기 위해 다른 공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해 공장을 떠난 이들은 약 30여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30% 수준이다.김 사장은 “직원들의 수입이 줄어드는 현상에 붙잡고 싶어도 결국 놔줘야 했다”며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분은 적극 반영하고 있지만, 사측 입장으로 봤을 때 손해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에 잠시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서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