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號 경제 방향타 돌려도 최저임금 추가인상 충격파 넘어야

새해 최저임금 7530원→8350원으로 또 다시 인상 / 탄력근로기간 확대해도 주52시간 충격파 클 듯

2018-12-1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꾸려진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의 지속적인 추진보다는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둘 전망이다. 출범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한 만큼 최근 문재인 정부에선 이를 뒷받침하는 신호가 여러 차례 감지됐다. 다만 ‘경제 살리기’로 방향타를 돌려도 최저임금과 주52시간 근무제 등 기존 경제정책은 이미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어, 정책보완에 돌입하더라도 이러한 충격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처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경제 활성화 위해 ‘투자’ 주력문재인 정부가 ‘경제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도 경제방향에는 투자 촉진과 관련한 대책이 담길 전망이다. 앞서 정부가 기업의 투자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대규모 민간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기업 기살리기’를 위한 추가 대책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민간이 시장에서 의지와 의욕을 갖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기업활동을 하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는 공공투자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가 신속한 추진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길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창원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에서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181㎞ 길이 남부내륙 고속철도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정부와 경제팀이 이미 제조업 활력 제고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은만큼, 주력산업 제고를 위한 대책도 포함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첫 현장방문으로 중견기업 ‘서진캠’을 방문해 “제조업 분야가 활력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자동차 부품산업이 굉장히 중요하고 다음 주에 부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 자동차와 선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만큼은 가시적인 활력을 되찾는 성과가 있도록 하겠다”며 제조업을 포함한 주력산업에 힘을 실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그간 각종 정부정책에서 배제됐던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이 포함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활력지원예산...내년도 조기집행국민이 경제 활력과 경기회복을 일찌감치 체감하도록 사상 최고수준의 예산 조기집행 방침도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앞서 당정청은 협의를 통해 내년 경기의 하향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방침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 70%를 상반기에 배정하고, 지역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의 64%인 5조5000억원을 회계연도 개시 전에 배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특히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일자리 예산 22조9000억원 중 78% 가량을 상반기에 사용하기로 했다. 예산안 조기집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은 이날 발표될 경제정책 방향에 담겨 공개될 전망이다.▮최저임금·주52시간 충격...2기 경제팀 극복과제로 남아최저임금과 주 52시간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보완방법도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기존 경제정책의 수정 방침을 밝혀왔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속도조절 방침을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시사해왔으며, 지난 12일 문 대통령에게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정례보고를 한 자리에서는 최저임금 보완에 대한 내용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내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분주하다. 이달 말로 주52시간 근무제 준수의무 위반 사업장에 대한 처벌 유예기간(계도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정부는 올해 안에 연장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서진캠’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 2월 마무리를 목표로 탄력근로제를 얼마나 확대할지 논의하고 있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최대 3개월이다.다만 이미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결정됐고, 본격적인 시행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야 이 같은 논의가 나온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추가 인상될 경우 시장의 충격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도 마찬가지다. 유예기간이 연장되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확대되더라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완전히 흡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새로운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출범한 2기 경제팀이 이미 확정된 기존 정책의 충격을 해소하기 위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