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제정책방향] 소득주도성장 ‘속도조절 공식화’...3년차 경제방향 돌렸다

文대통령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해야...보완조치도 함께 강구"

2019-12-17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속도조절’ 방침을 밝혔다. 사실상 최저임금의 ‘실책’을 인정함과 동시에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경제활력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정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내년) 경제 상황이 적어도 금년 수준 이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은 무엇보다 경제 활력을 높이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경제활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혀온 바 있으며, 이번 대책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특히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과 관련 “사드 여파, 유가 상승 등과 중첩되며 과당경쟁에 처해있는 자영업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범부처적으로 내년 최저임금 인상 여파 최소화 대책을 추가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보완입법에 착수한다. 내년 1월 중 정부안을 마련하고 국회 논의를 통해 2월 중 법 개정을 완료한다. 또 정부는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2월 입법을 완료하기로 했다. 확대 논의는 지난달 22일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최대 3개월이다. 주52시간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일부 업종에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이날 정부가 공식적으로 최저임금 ‘속도조절’ 방침을 밝히자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이날 여야는 오는 27일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 합의와 함께 최저임금과 관련한 보완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보완책을 여야정상설협의체의 하부 기구인 여야정실무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으며, 이에 더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는 1월부터 바로 시행되는 최저임금 인상을 7월 1일로 유예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다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정실무협의체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만, 좀 더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내년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을 맨 앞에 내세우지 않고 성장의 핵심 개념인 혁신에 대해 논의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경직적 시행의 부작용을 수정하는 메시지가 더 분명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