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특감반 의혹...靑 해명 없으면 국정조사 요구"

"적폐청산 위해서라면 불순물을 꿀물로 생각"

2019-12-18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청와대 민정 반부패비서관실의 특별감찰반 활동 중 ‘불법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의 명백한 해명이 없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없다면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처음으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해 "(김태우 전) 특감반원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지시에 따라 민간인인 전직 고위공직자의 가상화폐 보유 정보를 조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꼬리자르기는 이 정부의 전매특허”라며 “(그러나) 만약 진짜 개인 일탈이었다면 이런 조사를 한 특감반원을 징계하고 원대복귀를 시켜야 하는데 그런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바로 이 정부가 조직적으로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다고 우리가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김의겸 대변인이 특감반 활동을 통해 민간인 사찰에 해당되는 첩보수집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업무상 다양한 첩보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일종의 '불순물'이 묻어온다. 그러나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 내용에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폐기된다"고 반박한 것을 재반박한 셈이다.그는 이어 "청와대는 불순물 타령을 하고 있는데 적폐청산을 위해서라면 불순물을 꿀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 꿀물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하게 했다"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요구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 첫 회의를 할 계획이다.나 원내대표는 또 "어제 특감반 의혹과 관련된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가 벙거지를 쓰고 도망 출국했다"며 "(검찰은) 우 대사를 즉각 소환해 1000만원을 송부하게 된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000만원을 송금한 사람은 우 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영근씨로 지금은 중국 우한 총영사"라면서 "김 총영사도 소환해 이 부분을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한편, 앞서 자신의 지인이 연루된 사건 관련 수사진행 상황을 경찰에 묻는 등 개인 비위로 검찰에 원대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 전 특감반원은 전날 일부 언론에 자신이 감찰했던 ‘첩보 보고서 목록’을 제보했다. 이 보고서에는 전직 총리 아들의 사업현황, 은행장 동향, 외교부 간부의 사생활 관련 동향, 가상화폐 보유정보, 개헌 관련 동향 등이 담겨 있었다.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일각에선 청와대 특감반이 민간 영역까지 불법으로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