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재산 환원 할꺼야 말꺼야?
‘이명박 특검’ 통해 도덕성 논란 재연돼 ‘당선자 흔들기’가 현실화될 경우 재산환원 이뤄질 듯
2007-12-22 최봉석 기자
[매일일보닷컴] 이명박 당선자가 ‘집 한 채를 뺀 나머지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고 밝힌 뒤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구체적인 재산 환원 방법 및 절차를 비롯해 한발 나아가 과연 이 당선자가 재산환원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당선자는 지난 7일 “제가 어렵게 자라서 제가 받은 혜택을 도움을 주신 분들께 돌려주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 부부가 살만한 집을 가지면 충분하니까, 모든 것을 공익사업에 내놓을 결심을 했다”며 투표일을 목전에 두고 재산헌납을 전격 발표했다.당시 범여권 등 정치권은 “이명박 후보가 재산 3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대선을 열흘 앞두고 돈으로 과거를 세탁하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실제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대세론’에 큰 타격을 입었던 이명박 당선자는 ‘검찰의 무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전 국민적 의혹이 증폭하자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 ‘도덕성’으로 인한 위기 국면을 ‘재산환원’이라는 승부수로 정면 돌파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덕성 논란에 재산 환원으로 ‘종지부’를 찍기 위한 이 당선자의 마지막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 당선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꺼내들 필요가 없었던’ 카드인 재산환원 카드를 던진 직후 대통령에 당선됐고 결국 이에 따라 그가 언제 어떤 시기에, 또 어떤 절차를 통해 재산을 헌납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이 당선자가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재산은 모두 353억 8천만으로 서초동 영포빌딩 118억 8천, 서초동 상가 90억 4천, 양재동 영일빌딩 68억 9천, 논현동 땅 11억 5천, 논현동 자택 51억 2천만 원 등인데, 이 가운데 논현동 자택을 제외한 300억 원 정도의 부동산이 주요 헌납대상이다. 논현동 단독주택은 정주영 회장이 손님 접대용으로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고, 서초동의 영포빌딩은 이 당선자의 아들과 딸의 위장 취업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빚은 건물이다. 일단 이 당선자가 재산을 헌납하게 될 경우, 이는 주로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한나라당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총리 인선이 대략 마무리되는 내년 1월 중순께 사회복지 분야의 명망가와 전문가를 중심으로 ‘재난 헌납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 예정이고, 해당 위원회는 ‘헌납 재산을 관리할 재단’을 설립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대선 운동 기간 중에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집 한 채를 제외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의무)를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당선자는 지난 7월 19일 한나라당 경선 후보검증청문회에서도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지금 도덕적 기준이나 국민 정서상 떳떳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재산을 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유익한 곳에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재산 환원’이 현실화 된다고 하더라도 여론은 마냥 우호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대통합민주신당 측 한 관계자는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가 이제는 대통령직을 사는 데까지 이르렀다”면서 “국민은 재산환원이 아니라 진실의 환원과 자백, 고백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당선자의 재산 헌납에 대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국민여론이 더 높기도 했다. “도덕성 논란을 잠재우려는 전략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당선자가 재단을 통해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통합신당 측 김현미 대변인은 “재단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환원이 될 수도 있고 형태만 바꿔 재산을 유지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재단을 만들어 사회에 돈을 환원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돈을 재단이란 이름올 변형시켜 자기 휘하에 두는 것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 당선자로 그 신분이 180도 바뀐터라 재산환원에 대한 대국민과의 약속은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그 시기는 과연 언제쯤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BBK 특검’ 즉 ‘이명박 특검’을 통해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재연되고, 이 속에서 당선자의 도덕성 논란이 또다시 제기돼 이른바 취임 전 ‘당선자 흔들기’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기점으로 당선자의 재산환원이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불법 대선 자금 제공과 전환 사채 편법 증여 등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실제 상당수 기업인 또한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하는 것처럼, 기업 CEO 출신인 이명박 당선자 또한 BBK 특검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