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이주열 “정책공조” 한목소리...금리인상 신중 시사
홍남기 “美금리인상 속도조절 메시지 소망...어떤 결과 나와도 대책 마련 긴밀히”
2019-12-19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우리나라 ‘거시정책 투톱’이 처음으로 회동해 정책공조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미국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직면한 상황을 고려해 금리인상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정책 공조 중요’...美금리 속도조절 희망재정·통화 당국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한국 경제 활력제고를 위한 재정·통화정책의 공조 방침에 동의했다. 홍 부총리는 “통화와 금융정책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정책 공조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으며, 이 총리도 “한은도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드린다”고 화답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번에도 미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한미금리차이가 더욱 커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추가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우리나라 경제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신중론’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홍 부총리는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속도조절 가능성을 기대했다. 홍 부총리는 “결과는 시중에서 예상하는 대로 결정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내년도 미국 금리인상에 있어 좀 속도조절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겠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을 짚고 대책마련을 긴밀히 할 것”이라고 했으며, 이 총재도 “같은 생각”이라며 동의했다. 다만 이 총리는 앞서 언급한 재정·통화정책 공조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도 한은도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 같이 노력을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라며 “곧바로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靑과 최저임금 연착륙 공감이날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연착륙 방향과 관련해 청와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회의 겸 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경제현안조율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연착륙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최근의 경제현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연착륙 방안, 결정구조 개편을 어떻게 해갈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현안, 정책방향,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경제팀과 청와대팀이 비공식적으로 조율하고 오늘 많은 내용이 정리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영업자 대책과 관련해선 “내일 발표하게 되는데 이번 대책은 자영업자 성장 혁신대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해소하는 대책도 포함돼 있지만 자영업자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폐업 이후 지원도 혁신적, 체계적으로 하는 방안을 담았다”고 했다.한편 이날 오전 열린 경제현안조율회의는 2기 경제팀과 청와대가 함께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홍 부총리 취임 이후 처음 열렸다. 옛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바탕으로 했으며 1기 경제팀에서 있었던 불협화음 우려를 해소하고, 현안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