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크레인 위에서의 309일…김진숙은 누구인가

2012-11-10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한진중공업 사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다.

김진숙 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타워크레인에서 1월6일부터 11월9일까지 농성을 벌였다.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 문제를 사회이슈로 부각시킨 아이콘이다.

수백일 동안 고공농성을 하는 김 위원에 대해 김여진, 김제동 등의 이른바 ‘소셜테이너’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한진중공업 사태가 세상에 부각됐고, 시민들을 중심으로 모인 ‘희망버스’가 영도조선소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한자리에 모이며 언론이 주목하는 장소라면 여지없이 정치인들이 나타나는 법칙(?)에 따라 손학규, 정동영 등 유명 정치인들도 속속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자연스럽게 논의의 장이 국회로 옮겨지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진숙 위원의 고공농성을 국내 메이저 언론들이 외면하는 사이 해외 유력 외신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 것도 이번 사태의 특징이었다.

영국의 국영방송국 BBC는 ‘한국 여성이 크레인 고공농성 시위에서 200일을 맞아’라는 소식을 보도했고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과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 프랑스 르몽드 등도 김 위원의 소식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은 1981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최초의 여성 용접공으로, 1986년 ‘상사명령 불복종과 회사 명예 실추’를 이유로 해고당했다.

2009년 11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 보상심의위원회 “김진숙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했지만 복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대한조선공사는 1989년 부도처리된 후 한진중공업으로 통합됐는데, 통합 당시 고용 승계가 이루어졌으나 김진숙의 해고는 회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