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일본은 구인난에 기업이 도산하는데 한국은...
2019-12-20 송병형 기자
2012년부터 시작된 경기 활성화 정책에 힘을 얻은 일본 기업들은 일감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곤경에 처하다 못해 도산 하는 사례도 계속 되고 있다는 기사는 줄을 잇고 있다. 경제 호황으로 일할 수 있는 직원을 구하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체을 두고 '풍년아사(豊年餓死)' 라는 신조어도 등장 했다.일본 정부는 일손 부족 탓에 흑자 도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고령 근로자 및 외국인 고용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도산한 기업은 올해 연말까지 400여 개 기업이 일손 부족 탓에 문을 닫으리라는 전망하고 있다.우리의 민낮을 보자.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외환위기 이후 첫 1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외환위기의 후폭풍에 시달리던 1999년 133만2천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100만명을 넘은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실업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우리를 마음 아프게 하는 대목은 10.0%를 넘는 청년 실업률이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사회에 첫발도 디디지 못하는 '청춘들의 좌절'은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청년 실업률 10%대 시대'가 고착되는 양상이다. '청년 10명 중 두 명 꼴 실업'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취업·고시 준비생, 구직 단념자를 합한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그보다 더 걱정인 것은 이 같은 청년 실업 상황에 둔감해 지고 무감각해 지는 것이다. 청년실업은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서 근본적인 해법이 없다는 식의 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이다. 다른 어디보다 대책 마련에 큰 책임이 있는 정부가 혹여 그같이 안이한 시각을 갖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이다.정부는 고용의 질 악화를 무릅쓰고 단기 일자리 확대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보여주기 식 일자리 대책이라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 청와대가 일자리 실적 등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뒤 필요하지도 않은 '단기 일자리' 짜내기가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역에서 승객의 짐을 들어주고 안내하는 일자리 100여개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970여명을 뽑아 한 달간 고속도로 주변을 청소하는 일을 시키기로 했다. 칼럼을 쓰고 있는 필자도 부끄럽다.기존의 청년 고용 정책으로는 결코 실업 해소라는 국정과제를 풀 수 없다. 청년실업률이 꺾이지 않는 근저에는 경제난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는 저성장 복합불황기에 좋은 일자리 창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정책은 하나를 추진해도 장기적으로 작동 가능하고, 시장친화적인 것이어야 한다.경제 활성화는 정부의 역할이다. 경제가 힘을 얻으면 일자리는 뒤따른다. 대기업의 고용분담률은 11%에 그치고, 대부분은 중견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 해법은 대기업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견중소기업이나 벤처창업 육성과 내수 활성화 등에서 찾는 게 마땅하다. 고용 창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 노조가 힘을 합해야 한다.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자. 청년들이 꿈꾸고 활기찬 나라가 미래도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