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갤러리, 사진작가 엄효용 개인전 '리틀 포레스트' 개최

2019-12-24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에 위치한 희수갤러리에서 사진가 엄효용의 개인전 <리틀 포레스트>가 2019년 1월 2일 부터 15일까지 열린다.나무와 하늘 등 주로 자연물에 천착해온 엄효용은 그의 대표작이자 연재작인 ‘나무들’을 주제로 이번에도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엄효용의 나무는 한 그루의 나무인 동시에, 수 백 개 혹은 천 그루 이상의 나무들의 세계다. 엄효용은 가로수들을 수백 번씩 반복 촬영하고 그 사진들을 겹쳐놓는 반복적 작업을 통해 나무들의 시간성과 복합성, 입체적인 삶들을 켜켜이 한 장에 담아낸다.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나무들은 그렇게 엄효용의 독특한 재현 방식을 통해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는 그 나무들이 다시 숲이 되고, 그 숲이 계절과 만나 변모하는 과정을 새롭게 선보인다.
엄효용은 이 전시에서 숲의 사계절을 느리게, 느리게 그러면서 사려 깊게 호명한다. 봄에는 허만석로 벚나무를, 여름에는 양재천 물푸레나무를, 가을에는 사려니숲을, 겨울에는 메타세쿼이어를 담아냈다.마침, 그 자리에 존재하다 작가와 조우하게 된 이 숲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새롭게 재창조되었다. 무한한 시간성으로 다가오는 이 미지의 숲들은 어쩌면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하루 하루의 편린 같은 일상들일 것이다. 엄효용은 이 숲들을 응시하게 만들고, 잠시 우리를 멈추게 만든다.
각자의 출발점이 될, 새해를 시작하는 뜻 깊은 시기에 엄효용의 숲의 세계를 만나보자. 여기에서 포착하게 될 각자의 숲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에 다정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