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집값 안정화, 신도시·구도심 병행 개발이 ‘열쇠’

2018-12-25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영학 박사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1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을 대동하고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및 과천에 3기 신도시 건설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급등한 서울의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경기권역에 공급을 늘려 서울의 주택수요를 잠재우고자 하는 정부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지난 2차례의 신도시 개발이 서울 집값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됐는지 생각해 본다면 수도권 주민의 주거 안정화를 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1989년 4월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5개 도시에 약 29만2000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1기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고 1992년 말 입주를 완료했다. 약 117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수용하는 1기 신도시가 완성된 이후에도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은 지속됐다. 이에 정부는 2003년 다시 수도권 10곳(경기 성남시의 판교신도시, 화성시의 동탄1·2신도시, 김포시의 한강신도시, 파주시의 운정신도시, 수원시·용인시의 광교신도시, 양주시의 양주신도시, 서울시 송파구 및 경기 성남시·하남시의 위례신도시, 평택시의 고덕국제신도시, 인천광역시 서구의 검단신도시)과 충청권 2곳(천안시·아산시의 아산신도시, 대전 서구·유성구의 도안신도시)에 신도시 건설을 발표했으나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1, 2기 신도시의 사례로 볼 때 서울 접근성 측면에서 기존 택지개발지구 및 신도시와 유사한 남양주, 하남 등 3기 신도시는 이미 건설이 완성됐으나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다산, 진건, 미사 지구보다 서울에서 더욱 외각에 위치하고 있어 3기 신도시가 건설된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서울 집값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의 공급확대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화 정책이 일정기간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가격 안정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서울 외곽지역에의 신도시 건설이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을 잡는 중요한 방편이 되고 건설 후의 효과만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교통망 개선을 통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서울 중심부에서 살고 싶은 거주욕구는 항상 존재하며 이에 대한 수요 또한 늘 있어 왔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외각에의 다량의 주택공급과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서울 내에 신규주택 또한 적절히 병행돼 공급돼야 한다. 더불어 주택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도심지 재개발 및 재건축에 대한 서울시와 정부의 거부감을 낮추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