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기해년 황금 돼지의 꿈
2019-12-27 송병형 기자
며칠 뒤면 재물이 많이 따르고 큰 복이 온다는 ‘황금 돼지띠의 해’ 기해년(己亥年)이다. 우리 조상들은 질병이나 재난 등의 불행을 사전에 막고 한 해 세시풍속의 하나로 세화를 주고받았다. 새해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지금이야말로 세화가 한 몫 할 수 있는 때가 아닌가 싶다. 주변에 황금 돼지 그림이 넘쳐나면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나지 않을까. 곳곳에 황금 돼지 그림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우선 연하장이다. 사실 매해 연하장에는 그 해를 상징하는 십이지신 동물이 힘찬 자태로 희망찬 새해를 알리고 가족과 주변인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등장한다. 황금 돼지 연하장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필자에게 새해 황금 돼지 연하장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 7월의 특별한 경험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에서 전화 한통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 신년 연하장을 기해년에 맞춘 돼지를 모티브로 특별 주문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디자인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올해초 필자가 기획했던 곽수연 작가와 LG유플러스의 무술년 아트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보고 연락했다고 한다. 곽수연 작가는 전통민화에 개를 의인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민화풍의 황금 돼지는 더욱 복스러우니 청와대는 새해 국민들의 삶에 더욱 큰 풍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으리라.이는 비단 청와대만의 생각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골든 피그 컬렉션’을,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돼지 디자인과 패키지가 더해진 상품을 출시했다. 또 한국조폐공사는 입체형 황금 돼지 메달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고, 매년 십이지신을 모티브로 제작하는 한정판 라이터를 선보여온 지포(ZIPPO)에서도 무사의 모습을 한 돼지 라이터를 출시했다. 황금돼지띠 마케팅이다.한 발 더 나아가 황금 돼지를 통해 새해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을 꿈꾸는 기업도 있다. LG유플러스의 하현회 부회장은 세계 최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 참석해 5G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며 5G 시대 대도약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5G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바로 그 포부가 새해 송형노 작가와의 아트콜라보레이션에 담겼다. 송형노 작가는 돼지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이번 작품에는 고글을 쓴 돼지가 등장한다. U+5G깃발을 들고 하늘을 비행하고 모습이다. 창공을 비행하는 돼지의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복이 깃들 것만 같다.형태와 방식은 다르지만 청와대도 기업들도 소망은 하나일 것이다. 바로 황금 돼지의 복이 새해 우리 사회에 넘치는 것. 필자도 여러분에게 새해 황금 돼지의 복이 깃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