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中企, 근로시간 단축 시험대… 경기활력은 ‘미지수’
‘근로시간제’ 1년 유예 앞둔 중기업계 ‘울상’
수출 증가에도 중소제조업 부진 전망 속출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2019년’ 한 해를 끝으로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 시행이 본격화된다. 노동환경 시험대에 놓인 중소기업계가 올해 전망되는 경영 악화와 내수회복 지연 속에 정부정책 영향으로 경제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만, 정부가 단위 기간 내 근무시간을 조정해 주당 근로시간 평균치를 법정 한도인 주 52시간으로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법 개정을 추진키로 결정해, 숨통의 계도기간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탄력근로제 제도 개선과 관련해 단위기간 확대 방안을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논의를 거쳐 오는 2월 중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20일 경사노위는 5인 이상 사업체 243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사업체 비율은 3.22%, 노동자 수 기준으로는 4.3%로 나타났다. 이어, 미도입 기업 중 향후 도입할 계획이 있는 곳은 3.81%에 불과했다.
경사노위는 응답자 81.5%가 탄력근로제 도입 사업장에서 대부분 연장근로시간은 변화가 없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94.2%는 제도 도입 후 임금감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곧바로 노동계와 경영계의 촉각을 건드렸다. 노동계는 이번 조사가 산업 현장에서 탄력근로제에 대한 요구가 낮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정부가 단위기간 확대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제 충격 흡수에 미흡한 중소기업은 입장이 다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실태자료를 살펴보면, 중소기업 34%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 근로시간제 도입 시 실질 임금은 5∼29인(32만8000원, 12.6%↓), 30∼299인(39만1000원, 12.3%↓)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올해 중소기업 취업자 수 역시 인구증가율 둔화, 내수경기 약화, 자영업 구조조정 지속 등으로 예년 수준의 높은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공급 측면에서 고령화 영향으로 고용률이 낮은 노년층 확대 속에 올해 생산가능인구가 전년대비 0.18%로 올해 0.12%에 비해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내수 둔화 우려 속 경기 민감도가 높은 영세사업체(1∼4인)는 고용 여건 약화, 자영업 구조조정 지속, 유통구조 변화 등이 중소기업 노동수요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올해 중소제조업은 투자 회복 지연, 수출 여건 악화 등이 예상돼 경영 회복력은 제약될 것으로 점쳐졌다.
중소기업연구원(이하 중기연)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수출은 유망소비재 경쟁력 강화 및 수출 다변화 노력 등으로 4%대 양호한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화장품, 합성수지 등 유망소비재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수출품목 다변화 및 신흥국 진출 확대 영향으로 2016년 이후 4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역마찰 및 중국 성장세 위축 등으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점쳐져 수출 증가에도 중소제조업 부진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기연은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우려 및 단가 상승세 축소 등으로 중소기업 수출은 작년 7%대 증가에서 올해 중에는 4%대 중반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성장세의 위축 전망 등으로 관련 업종(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에 대한 수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