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통일.외교 기조는

2008-12-30     권대경 기자

[서울=뉴시스] "가장 중요한 현안은 북핵의 폐기다. 북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하고 본격적인 남북 경제교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과거정권이 북한에 대한 비판을 삼가하고 북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췄던 것은 변화될 것이다."<이명박 당선자, 20일 서울프레스센터 당선 기자회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됨에 따라 향후 새정부의 통일.외교노선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무엇보다 그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이어져 온 '햇볕정책'의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당선자는 20일 서울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폐기하는 것이 체제를 유지하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하려 한다"며 "설득이 쉽지 않겠지만 강력한 설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 당선자는 "남북 문제에 있어 무조건 (북한을 향한)비판을 꺼릴 것이 아니다"면서 "애정을 가진 비판은 북한 사회를 오히려 건강하게 할 수 있다. 북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적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이 당선자는 "북한도 아마 그런 점에 있어서는 이해하는 수준으로 바뀌어야 하고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정권이 북한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북한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췄던 것은 변화될 것이라 말씀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결국 새정부의 통일.외교 정책의 기본 틀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도록 강력히 설득하는데 초점을 두고 남북교류를 차순위로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인권 문제 등 두 번의 정부가 내놓고 언급하지 못했던 다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새정부는 과감하게 이를 지적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햇볕정책' 변화될 듯..."일방적으로 비위 맞추진 않을 것"이 당선자의 통일.외교 정책 관련 발언을 꼼꼼히 보면 다소의 유연성도 찾을 수 있다.이 당선자는 지난 7일 대선 1차 방송토론회에서 당시 이회창 후보의 공세에 맞서 "단지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 폐기를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텐데 그때까지 남북관계가 단절돼야 하는 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집권하면 "핵을 폐기하기 전에도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며 "핵 포기가 북한 주민들과 북한에 더 유익하다는 것을 북한이 알도록 강력히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즉 핵 포기를 북한에 주문하는 동시에 인도적 지원의 경우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럼에도 이 당선자는 '그렇더라도 진정하고 본격적인 남북 교류는 핵포기가 이뤄진 뒤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아울러 이 당선자는 통일외교 정책의 큰 틀과 관련해 같은 기자회견에서 "다원적 국제관계 속에서 활발하고 지혜로운 외교를 통해 우리의 국익과 인류의 이익을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당선자는 "튼튼한 안보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겠다. 한미동맹도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다"고 강조했다.이 당선자는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남북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고 공존을 통한 평화의 길로 가는 것이 바로 미래의 평화통일을 보장하는 길"이라며 "핵 없는 한반도 평화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북핵폐기'최우선, MB 독트린 '한국외교 재건' 천명앞서 이 당선자는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이라는 한나라당 정책공약집을 통해 이른바 'MB독트린 한국외교 7대 원칙'을 밝혔다.공약집에 따르면 실용정부의 통일.외교 기조는 ▲북핵폐기와 실질적 변화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개방정책 추진 ▲국익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실천 ▲상호 이익 강화.발전시키는 한미관계 동맹 모색 ▲한국의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외교 강화 ▲에너지 외교 극대화 ▲개방과 교류 바탕으로 한 '문화코리아'지향 등이다.이 후보는 또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한 경제 마인드를 통일.외교 정책에도 반영한 '비핵.개방 3000' 구상도 내놓았다. 이는 ▲북의 핵포기시 북한 1인당 소득 3000달러 되도록 지원 ▲미.일 우호 복원과 중.러 협력 확대 ▲남북경제공동체 실현 등이 주 내용이다. 특히 '비핵.개방.3000 구상'은 북한이 핵폐기의 결단을 내릴 경우를 전제로 해 경제분야는 300만 달러 이상 수출기업 100개 육성.30만 산업인력 양성.400억 달러 상당 국제협력자금 조성.신경의고속도로 등 건설.복지지원 등이 그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