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새해 리딩뱅크 쟁탈전…승자는 ‘나야 나’

5대 주요은행 신년 경영전략, 디지털·수익다각화에 ‘방점’
모바일·핀테크 경쟁 ‘가속화’…동남아 해외네트워크 확장

2019-01-01     송정훈 기자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은행권이 신년을 맞아 디지털과 글로벌, 비은행 중심 수익 다각화 등을 경영전략으로 세웠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올해 금융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성장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에 따른 치열한 리딩뱅크 쟁탈전이 연초부터 벌어질 전망이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은 이런 내용의 올해 경영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국민은행은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내세웠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현실을 인지하고 그에 걸맞게 조직과 직원을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다.오는 2025년까지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우선적으로 국민은행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앱(APP)을 고도화해 금융권 앱 순위 상위 3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잡았다.경쟁자인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위해 오픈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플랫폼도 강화한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해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늘리고 KB이노베이션 허브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발굴과 기술 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확대할 예정이다.올해 입행하게 될 신입 행원들에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교육도 실시된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관련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다.신한은행의 신년 경영전략은 디지털과 글로벌에 방점을 찍었다.신한은행의 모바일 통합플랫폼 ‘쏠(SOL)’은 디지털 전략의 중심에 있다. 금융상품과 부동산 등을 활용한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한 비대면 영업 창구뿐만 아니라 이종산업 간 제휴를 통한 다방면의 수익 창출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쏠을 기반으로 대규모 빅데이터는 물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연계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신한은행은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동남아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근 출시한 베트남 쏠(SOL)을 기반으로 현지 영업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소비자금융사 아꾸라꾸와 손잡고 대출 지원 상품 ‘채널링’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인도는 현지 외국계은행 1위를 목표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넘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심의 현지 리테일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이달 11일 지주사 출범을 앞둔 우리은행의 경영전략은 단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따른 수익성 다각화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출범 후 증권과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수익성이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시 출자 한도 증가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 통합 고객관리, 계열사 연계 서비스가 강화한다는 것이다.국내은행 최초로 글로벌 20위권에 진입한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글로벌 전문가로 손꼽히는 손태승 행장이 우리금융 회장을 겸직하는 데 따라 더욱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혁신성장기업에 투자하는 등 사회적·포용적 금융에도 계속 관심을 쏟을 예정이다.하나은행은 그룹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고객가치 집중 △리스크 관리 △수익기반 다양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전행적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손님 중심의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공표한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고객가치 집중도 하나은행이 올해 키워드로 삼은 경영전략이다. 하나은행은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자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와 1966~1980년 출생한 X세대, 시니어세대 등으로 고객을 분류해 세대별로 맞춤한 상품을 개별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올 한해 미국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며 대출자산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다 보수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예정이다.농협은행은 올해 경영전략 목표를 ‘지속성장 경영을 통한 선도은행 도약’으로 잡았다. 올해 당기순이익을 1조2800억원까지 끌어올려 국내 3대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농협은행은 이를 위해 디지털 금융기업 전환과 글로벌 채널 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특히 디지털전략부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신기술·신사업 발굴 등 디지털금융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농협은행은 이와 함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도 노이다 지점 개점과 인도네시아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영업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