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안부 통화량 폭주, 이통사 비상체제

2008-12-30     이하늘 기자
【서울=뉴시스】지난해 연말 정은혜씨(28 여)는 남자친구를 비롯해 평소에 친한 지인들에게 새해인사를 전하기 위해 올해 1월1일 자정을 기점으로 새해인사 문자메세지를 예약발송했다. 그러나 정씨가 보낸 문자메세지는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다음날에야 메세지가 전달돼 지인들에게 새해 첫인사를 전하려던 정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홍영삼씨(29)의 경우도 새해 통화연결이 이뤄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지난해 12월31일 저녁 직장동료들과 보신각 종소리를 듣기 위해 종각에 갔지만 통화량 폭주로 일행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직장동료와는 떨어져 홀로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종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새해를 맞아 특정지역, 특정시간 대에 통화량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통화에 어려움을 겪게되는 상황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급증하는 통화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시 돌아온 연말과 새해를 맞아 이통사들이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급증하는 통화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장비 증설에 나섰다. 우선 SK텔레콤은 21일부터 분당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전국의 네트워크 상황 모니터링과 위기관리에 나선다. 특히 전년대비 늘어난 트래픽을 고려 해돋이 및 타종과 관련된 정동진, 광안리 해수욕장등 전국 81개지역 633국소에 이동기지국 9개, 채널카드 468장, 전송로 60개를 증설했다. 서울 시민들로 붐비는 보신각 주변에는 채널카드 66장이 증설된다. KTF 역시 원활한 문자메세지 송수신을 위해 타사(SKT,LGT) 연동 서버를 고사양 서버로 교체하는 한편 백업 서버를 확보했다. 특히 멀티미디어 메세지 이용 고객이 증가한 것을 감안해 지난해 연말 대비 50% 이상의 용량을 확보했다. 또한 음성.영상통화량 폭증을 대비해 수도권 116개 기지국에 채널을 증설했으며 근무인원을 보강하고 24시간 근무체제에 돌입한다. 특히 서울 종로 보신각 인근에는 12월 31일에 이동기지국을 배치해 안정적인 통화품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인근 도심에는 대형 기지국이 5국소가 있으며 최대 3국소의 이동기지국이 배치를 통해 시간당 5만콜 정도의 처리능력을 갖출 것으로 KTF는 예상하고 잇따. LG텔레콤은 연말 통화량 폭주에 대비해 교환기 증설, 기지국 재배치,이동기지국 활용 등을 통한 네트워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네트워크 직원 200여 명이 15일부터 비상대기에 돌입했다. 또한 부산.인천.대전 지역에 교환기를 증설했으며, 서울 시내 및 경기 지역, 부산 시내 지역을 중심으로 기지국 재배치를 추진 중에 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맞이 보신각 타종, 올림픽 공원 콘서트, 포항 호미곶 해맞이, 간절곶 해맞이, 향일암 해돋이, 땅끝 해넘이 및 해맞이, 태백산 눈꽃 축제 등에 이동기지국을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연말 문자메시지(SMS)의 경우 연말인사 등 SMS 전송량이 급증하는 것을 감안, 대규모 SMS 서버를 증설해 SMS가 폭주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이들 이통사의 이동기지국과 SMS 서버 증설에도 통화량이 급격하게 몰리는 경우 불통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새해 자정을 기점으로 폭증하는 문자메세지가 실시간에 송수신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또한 해돋이, 타종 행사가 진행되는 곳에서는 장소와 시간이 편중돼 통화연결이 더욱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 신동석 매니저는 "늘어날 트래픽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용량 증설을 했지만 새해 자정에는 전국에서 일시에 SMS 발송 및 전화 발신이 몰릴 수 있어 순간적인 착신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부 연락은 20~30분 전에 하는 것이 지연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