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전두환, 민주주의의 아버지”...설훈 “실성 가까운 망언”

“고문 경험, 그 때 용서 말았어야” / “광주항쟁 원혼 대신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2020-01-02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고문을 당한 바 있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의 발언에 ‘실성 가까운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이순자씨는 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언급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설 최고위원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이지만 해괴망측한 이런 발언들이 여과 없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앞서 이순자씨는 최근 한 인터넷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남편(전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에 설 최고위원은 “전두환의 만행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광주 5.18민주화운동으로 많은 무고한 생명이 죽어갔고, 유가족들은 수십년의 세월동안 그리고 지금도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발언을 내뱉은 사실에 광주항쟁의 원혼들을 대신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설 최고위원은 “인간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 같은 발언을 해서도 이 같은 태도도 보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재판장 나와 석고대죄하며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설 최고위원은 신군부 세력 집권 시절 벌어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회상하며 “저는 개인적으로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죽음의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서 숱한 저주의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결국 나 자신의 협소함이었다는 걸 알고 용서하고자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그 용서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그 때 용서를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