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신년사'

노 대통령 "새해엔 더 큰 발전...다음 정부 위해 최선"...李 "남북관계, 기본 지켜야 한다"

2008-12-31     홍세기 기자
【매일일보닷컴】노무현 대통령이 2008년 무자년(戊子年)을 맞아 "새해가 국가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저도 다음 정부가 보다 나은 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31일 2008년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기 바란다. 700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여러가지 소망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모두가 건강하고 살림살이도 좀 더 넉넉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웃이 서로 따뜻하고 당장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내일에 대해서는 밝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그간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우리 국민은 그 때마다 하나하나 잘 극복해 왔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지금도 태안에서는 수많은 국민들이 참여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참으로 세계의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우리 국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2008년 무자년(戊子年) 신년사 전문>

국민 여러분, 200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7백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를 맞아 여러 가지 소망들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살림살이도 좀 더 넉넉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웃이 서로 따뜻하고 당장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내일에 대해서는 밝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우리 국민은 그때마다 하나하나 잘 극복해 왔습니다. 지금도 태안에서는 수많은 국민들이 참여해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세계의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국가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저도 다음 정부가 보다 나은 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같은 날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선진화의 시작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자"며 "정치도 원칙을 지켜야 하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당선자는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자"며 "과거 우리는 눈 앞의 성과와 개인적 이익에 연연해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원칙을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 폐습을 그대로 안고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가정에서부터 학교도 기업도 노동자도 법과 질서를 지키는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도 국민도 대통령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우리 모두 편법과 불법은 이제 더 이상 시도하지 말고 용인하지도 말자"며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도 우리 사전에서 지워버리자"고 주문했다. 이 당선자는 "법과 제도가 잘못됐다면 고치면 된다"며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실질이 빛을 발하고 효용이 커진고 그래야 결국 삶이 편안해지고 품격이 올라간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2008년 무자년(戊子年)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자(戊子)년 새해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건국 60주년을 맞는 해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은 험난했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한 것들을 성취해왔다.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불굴의 의지로 똘똘 뭉쳐 세계사에 빛나는 기적의 역사(歷史)를 만들었다.

위대한 국민이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역사의 전선(前線)에 서서 나는 다시 앞을 내다본다. 이제 나라의 모든 부문이 보다 성숙한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 낡은 것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미래와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남들이 앞서간 길을 따라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그것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우리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알고 있고 이미 그곳으로 가는 길의 초입에 서있다. 크고 작은 혼돈 속에서 나는 그 길의 경로를 내다보고 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열어 가고자 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자.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세계일류국가 만들기에 나서자.

이 길에 앞장서면서 국민 여러분께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선진화의 시작을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자. 과거 우리는 눈앞의 성과와 개인적 이익에 연연해서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원칙을 무시하기도 했다. 그 폐습을 그대로 안고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기는 어렵다.

선진화를 향한 모든 것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가도, 국민도,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가정에서부터 학교도, 기업도, 노동자도 법과 질서를 지키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물론 정치도 원칙을 지켜야 하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기본이 지켜져야 한다.

우리 모두 편법과 불법은 이제 더 이상 시도하지도 말고, 용인하지도 말자.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도 우리 사전에서 지워버리자. 법과 제도가 잘못 되었다면 고치면 된다.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실질이 빛을 발하고 효용이 커진다. 그래야 결국 삶이 편안해지고 품격이 올라간다.

우리가 소망하는 일을 이루려면 참고 기다려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하루 아침에 경제가 좋아질 수 없다. 지금 형편이 어렵고, 여건이 좋지 않지만 분명히 바른 길(正道)이 있다. 마음을 다잡고 신발 끈을 조여매자.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하면 그 길이 훤히 열린다.

나와 새로 들어설 정부부터 솔선할 것을 약속드린다. 정치권도 변하고 기업도 변할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야 한다. 다 함께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새해,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희망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한편 임채정 제17대 국회의장은 31일 무자년(戊子年) 신년사를 통해 "이제는 미래 지향형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통합의 정치를 통해 건국 60주년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국회의장은 "지금 국민들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미래를 위해 경쟁하는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가치와 지향이 충돌하는 대립의 정치가 아니라 상호 조화를 이루는 통합의 정치를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는 해방과 분단의 영욕 속에서 이 나라가 건국된 지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자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18대 국회가 구성되는 해"라며 "이제는 지난 60년간 이룩한 경제적·민주적 성과를 토대로 다시 한 번 새로운 국가 도약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국회의장은 "17대 국회는 지난 4년 동안 국회의 권위와 독립성을 제고시키고 입법 역량을 강화한 국회로 평가받을만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국민의 마음에는 흡족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 "국회와 정치도 더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각 정당 역시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의 요구에 부합해 왔는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