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차출설에 유시민 “선거 나가기 싫다”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사회진보 바꾸기 힘든 자리’라고 해”

2020-01-07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다시 제기되고 있는 정계복귀설을 일축했다. 또 정치권에서 향후 대통령 선거 출마 요구를 받더라도 '피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에 출연해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 권력이다. 국가의 강제 권력을 움직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무거운 책임을 맡고 싶지 않다"며 "(대통령) 되고 싶지 않다. 선거에도 나가기 싫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식에 이어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가짜뉴스 반박 유튜브 방송 첫 화에서도 자신을 주제로 삼으며 '정계 복귀설'에 강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유 이사장은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저만 을이 되는 게 아니라 제 가족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계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유 이사장은 "2009년 4월 20일 봉하마을을 찾아간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네는 글 쓰고 강연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은 '보통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도록 하는 게 정치의 본 목적인데 내 행복은 어땠나. 세상을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 가르고 온 것 같더라'라는 얘기를 했다. 또 '대통령은 사회 진보를 이룩할 만한 적합한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도 말씀하셨다"며 "제가 정치를 조금 했지만 그때 노통 말을 들을 걸 후회도 많이 했다"고 했다.특히 유 이사장은 친문·친노 등 정치권으로부터 이른바 선거 강제 차출 요구를 받더라도 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이사장은 "(대선 출마 요구를 받는다면) 다른 좋은 분도 많다고 답할 것"이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도 왕이 불렀는데 가기 싫으면 말에서 일부러 떨어지고 아프지도 않은데 드러눕고 했다. 정 안 되면 섬에 가서 도피해 있고 여러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4년 뒤 거취에 대해서도 "그때쯤이면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 있을 것"이라며 대선 출마설에 쐐기를 박았다.유 이사장은 또 그의 방송 출연이나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 등의 최근 행보로 여전히 정치권이 복귀설을 거론하는 데 대해 "정치인 말을 못 믿는다고 하는데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대상에 자신을 포함하지 말 것을 언론사에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한편 지난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은 이날 첫 조회 수가 200만회를 돌파하고, 영상을 올리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50만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