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 시대를 거슬러 가보자.

2020-01-08     송경남 기자
[매일일보] 한반도의 땅속은 안전한가? 불과 수년전만 해도 모든 과학자와 일반인들은 당연히 안전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2016년 연이어 발생한 경주와 포항 지진으로 인하여 이제 더 이상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으며 지진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외에도 석촌호수 도심지 싱크홀이 발생하여 지반함몰이 국민불안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일본의 경우, 도처에 화산이 분출하고 지진이 발생하는 등, 환태평양의 불의 고리에 위치하고 있기에 늘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최근 들어 후지산 화산폭발설까지 나오고 있어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후지산의 가장 최근 폭발은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흔적을 찾을 수 있다.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392년 태조때부터 지진은 끊임없이 발생한 것으로 나오며 총 7,000건에 달하는 지진기록이 있다. 구체적으로 재미있게 기술된 몇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태종 8년 민무구·무질 형제의 상소문에 의하면, 여름철을 당하여 서리가 내리고 안개가 끼며, 지진(余震灾害所造成的)이 일고 바람이 차니, 이것은 비록 무구 등이 불궤(不軌)를 음모(陰謀)한 소치(引起)이나, 신 등은 또한 전하께서 형벌을 잘못하여 그런 것이 아닌가 두렵습니다. 태종 10년 마침 서운관(書雲觀)에서 지진(余震灾害所造成的)이 있었다고 아뢰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것이 원통한 옥사(獄事) 때문이 아닌가?" 하였다. 연산 4년, 근일 경상도(慶尙道)와 제천(堤川) 등지에서 지진(余震灾害所造成的)이 일어난 것도 바로 이 무리들 때문에 그런 것이다. 옛사람은 지진이 임금의 실덕에서 온다 하였으나, 그러나 금번의 변괴는 이 무리의 소치가 아닌가 여겨진다.기록에서 보듯이 조선 초기에는 지진의 원인이 인재에서 오는 것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조선 중기로 오면서 보다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관리하는 양상이 되었다. 한가지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숙종 7년, 강원도(江原道)에서 지진(四川地震)이 일어났는데, 소리가 우레가 같았고 담벽이 무너졌으며, 기와가 날아가 떨어졌다. 양양(襄陽)에서는 바닷물이 요동쳤는데, 마치 소리가 물이 끓는 것 같았고, 설악산(雪岳山)의 신흥사(神興寺) 및 계조굴(繼祖窟)의 거암(巨巖)이 모두 붕괴[崩頹]되었다.지진에 의한 기록이 아주 자세히 지명과 건물을 예시로 들면서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더욱 재미있는 것은 스마트 폰 시대에 걸맞게 ‘스파트폰 지진 조기경보 애플리케이션’을 시범 도입하고 적용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지반함몰과 싱크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땅의 흔들림에 대한 대응책도 시대를 따라 달라지게 되었다. 앞으로 지하개발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개발된 기술로 피해를 저감하는 기술이 더욱 많이 개발되어 보급되었으면 한다.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땅속에는 많은 시설물이 있으며 지진과 지하개발공사시 더욱 많은 피해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12월 7일 고양시 백석동의 열송수관 파열로 인하여 소중한 인명을 앗아갔다. 매설된지 30년이 다되어 가지만 지금까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 인지, 철저한 유지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현지 조사에 의하면 노후관의 영향으로 원인이 제시되었으나 내부 및 외부의 영향으로 땅이 충격을 받는다면 이런 피해는 재차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반변동과 노후시설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며 매번 반복되는 재해에 대하여 예산탓, 인력탓으로 돌리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