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文대통령에 “이제 보상 인사는 끝내야 할 시기”

중폭 개각 앞두고 쓴소리

2020-01-08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8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제 보상 인사는 끝내야 한다"는 뼈 있는 말을 날렸다.문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정부·여당에 "이제는 전문가를 써야 할 때다. 지금은 실사구시 측면에서 전문가, 실력가를 써야 순서가 맞다. 이건 율곡의 용인술에 관한 지혜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인연으로 인사한다든지, 보상 인사는 끝내야 할 시기"라며 "이건 비단 현 정권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상식"이라고 했다.문 의장의 발언은 늦으면 설 연휴께 정부부처의 중폭 개편이 사실상 예고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2020년 총선을 대비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 등 정치인 출신들이 우선 교체될 것으로 전망한다.지난 출범 후 1년 7개월간 문 대통령이 단행한 정부·청와대·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야당은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을 지속해왔다.장관급 인사를 살펴보면 가장 최근에 조명균 환경부 장관이 7번째로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 취임했다. 그 이전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송영무 전 국방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있었다. 특히 유 부총리의 경우는 지난 2016년 발의했던 학교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화 법안, 고교 무상교육 1년 조기시행 발언, 교육현장 경험 없는 정치인이라는 점 등에서 야당으로부터 전문성 지적을 받았다. 또 청와대는 지난 7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고도 밝혔지만 실현되지 않았다.청와대 인사로는 경제팀이 꾸준히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소득양극화 지표 악화 성적표를 받은 다음달 당시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경질했지만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을 일자리 수석으로 발탁하며 오히려 장하성 체제를 강화해 일각에선 교체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후 결국 지난해 말 2기 경제팀 인사 임명을 단행했으나 예산정국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을 요구하며 국회 보이콧을 할 수 있는 구실을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들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낙하산 인사라는 쓴소리를 들었다. 문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 1722명 중 전문가라 보기 어려운 사람이 129명, 해당 분야와 무관한 사람도 42명이라는 지적까지 나온 상황이다. 한편 문 의장은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관련해 "지지율 하락에 쫄 거 없다는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다"며 "지지율에 연연해 대통령이 할 일을 못 하면 '무능 플러스 알파'가 된다. 쫄지 말고 당당하게, 차분하게 할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선거제 개혁에 대해선 "의원정수를 반드시 늘려야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