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해 자산배분 전략은?

2019-01-09     박수진 기자
[오인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보기 드물게 크게 흔들린 어려운 시기였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뿐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까지 20퍼센트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가 단기 순환사이클 상의 고점에 다다른 데다 유럽중앙은행이 돈 풀기를 멈출 예정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 협상의 고비는 올해 1분기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도 자산배분 전략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운전한다는 자세로 수립하는 것이 좋겠다.특히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를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올해는 주식과 같은 공격적인 자산의 투자비중을 높게 가져가기 보다는 예금과 우량 채권 같은 안정적인 자산뿐만 아니라 비전통적인 대체투자 상품으로 고루 분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원화자산 이외에 기축통화인 달러로 표시된 상품에도 배분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원화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달러가치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외화($) 분산도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상관관계가 높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는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격랑을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다.채권 중에서는 안정적인 국채 또는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금리 매력이 높은 신종자본증권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은행들이 이런 채권을 많이 발행하고 있는데 만기가 없는 영구채권이지만 5년 뒤에 조기 상환하는 옵션이 있어서 사실상 5년짜리 채권이라 간주해도 무리가 없다. 금리도 연3퍼센트 후반이어서 요즘 같은 저금리 시기에 충분히 접근할 만하다.순풍보다는 역풍이 잦을 때에는 정기예금 금리의 2~3배 정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은 필수다. 대체투자 상품 종류는 아주 많지만 이중에서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으로 주가지수연계증권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홍콩, 미국, 유럽,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 2~4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해당 주가지수가 절반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5%내외의 쿠폰수익률을 제공하는 지수연계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통상 만기는 3년이지만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있는 스텝다운(step-down)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5~6년까지 묶어 놓을 수 있는 여유자금이라면 부동산 실물 펀드에도 일부 배분하는 전략을 권한다. 최근 글로벌 부동산시장에 손 바뀜이 자주 나타나면서 해외 주요 도시 중심지역에 위치한 특급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실물 펀드가 국내에도 출시되고 있다.이밖에 해외에서 인기 있는 헤지(Hedge) 펀드도 관심을 둘만하다. 통상, 헤지 펀드는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 통화나 원자재 시장에서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노리고 매수하는 전략 외에도, 매도 또는 공매도(차입 매도)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시장 영향을 덜 받도록 하여 큰 등락 없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재점검도 필요하다. 수시로 출시되는 이런저런 상품에 그때그때 투자하다 보면 포트폴리오가 틀어지기도 한다. 내년도 자산배분 전략을 구상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을 감안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