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부동산 세제 완화, 강남 배불리기?

일각, '친(親) 시장 정부' 아닌 '친(親) 강남 정부' 아니냐 비아냥

2008-01-04     김훈기 기자
【제휴사=뉴시스】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조치가 이른바 '버블세븐'의 중심지로 일컬어지는 강남권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일각에서는 '친(親) 시장 정부'가 아닌 '친(親) 강남 정부'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돈 없으면 정부 정책에서도 찬밥 신세냐는 의견도 있다. 새 정부는 현재 고가 주택 기준인 6억 이상을 9억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부동산 세제완화 방안을 매만지고 있다. 기준을 올려 잡으면 종부세 대상자는 줄어든다. 서울지역 아파트를 대상으로 보면,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으로 올릴 경우 대상 가구는 25만4000여 가구에서 12만3000여 가구로 줄어든다. 문제는 이들 종부세 대상 가구가 대부분 강남권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표면상으로는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라지만, 소수를 위한 제도 완화에 다름 아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인 셈. 반면, 강북구.금천구.은평구 등 3곳은 수혜 단지가 거의 없다. 중랑구(0.13%), 서대문구(0.36%), 동대문구(0.50%), 성북구(0.68%), 노원구(1.76%) 등도 혜택이 미미하다. 양도세 고가 주택 기준도 6억에서 9억으로 상향 조정할 생각도 갖고 있다. 이 역시 서민들에게는 혜택이 없다. 대신 '버블세븐' 지역은 또 득을 본다. 강북구는 양도세 감면 수혜 대상에서도 벗어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중랑구(2.83%), 도봉구(3.59%), 은평구(4.14%), 서대문구(4.40%) 등 강북권 역시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고가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피부에 '확' 와 닿는 정책이 취임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민들은 이 상황에서 구경꾼으로 밀려났다. 서민 삶을 위해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일자리를 5년간 300만개 만들겠다는 공약을 한 것을 안다. 바라건대, 대운하 물길을 내는 것과 같은 거대 정책이 아니어도 좋다. 전셋집일지언정 힘들여 마련한, '알토란같은' 보금자리를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는 '따뜻한' 부동산 정책이 '어딘가'에는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