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명박 당선인, 말 바꾼 것 같다"

안상수 "공천시기, 왈가왈부하지 말라"

2008-01-04     매일일보
【서울=뉴시스】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공천 시기 문제에 대해서 얼마 전에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당선인이 만나서 공천 시기를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내가 듣기로는 (이 당선인이) 말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다. 그런데 며칠 만에 (공천을) 늦추겠다는 이야기가 여러 군데서 나오고 마지막에는 이 당선인이 직접 언급을 하면서 내부에 신뢰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당선인 주변에서 (이 당선자에게) 뭔가 잘못 건의를 한 것 같다"며 "2월 국회를 이유로 (공천을 늦추자고 하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을 다 한다고 해도 법을 통과시키고 청문회를 통과시킬 방법이 없다. 어차피 총리, 장관, 법 등의 문제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과 법을 내 놓고 여당을 설득해야 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제대로 된 사람을 내려면 지금부터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공천을 시작을 해야 된다"며 "2월 국회는 공천을 늦출 이유가 되지 않는다. 공천 문제를 2월 국회를 이유로 늦추자고 말하는데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의원은 "공천은 국회에 중요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당헌이 정한대로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천을 해 달라는 것이 (친박 진영의) 요구 사항이다. 그것이 원칙이고 명분"이라며 "그런데 혹시라도 당선인을 도와주던 사람들한테 공천을 주기 위한 밀실공천을 하면 결국 당을 사당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공천 작업을 짧은 기간 내에 할 수 없기 때문에 늦게 한다는 것은 누군가는 어디에서 비선조직 같은 것을 통해서 공천 작업을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자기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밀실공천의 의혹은 정치 발전에 역행한다는 사당화와 연결되므로 지금부터 그런 의혹 없이 정정당당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새 시대, 새 국회에 맞는 원칙과 기준부터 제시를 하고, 거기에 맞춰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공천을 하다보면 그 결과로 분명히 공천에서 교체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나부터 포함해도 좋다. 그런 결과라면 저희들이 흔쾌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세력을 배제하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잘못된 의도를 가진 밀실공천은 안 된다는 게 저희들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기 공천'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표의 결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야기를 했고 저희들이 이런 의견을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계속 무시당하고 대답을 듣지 못하면 또 그 다음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어떤 결심을 할지는 고민을 해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안상수 "공천시기, 왈가왈부하지 말라"    
 
이처럼 18대 총선 공천 시기와 관련해 친박(親 박근혜) 진영의 조기 공천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는 공천 시기보다는 공천 방식 논의에 초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공천 시기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 공천을 어떻게 공정하게 하는 툴(방식)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안 원내대표는 "공천은 정상적으로 절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지 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당기는 것에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나경원 대변인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공천과 관련해 지나친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