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초부터 잇따른 잡음 왜…
신격호 회장, 법 망 피해간 놀라운 세테크
2008-01-04 권민경 기자
[매일일보닷컴] 유통왕국 롯데그룹이 연초부터 재계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억’대 과징금을 부과 받은 데 이어, 최근 신격호 회장이 보유한 2천억원대의 주식을 계열사에 무상증여 한 것이 자녀들에 대한 편법증여라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증여와 관련해 결손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 밝혔지만 재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주식증여를 통해 부실계열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측면이 있다 해도 자녀들과 관련이 있는 계열사에 증여를 함으로써 편법, 우회 지분 증여에 대한 의혹은 피할 수 없다는 것. 더욱이 이로 인해 생기는 이익 또한 자녀들에게 돌아가 신종 편법상속 기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00억원대 증여세 안내고 주가 올라 재산증식
신 회장이 계열사에 증여한 주식의 평가액은 약 2천억원에 달한다. 현행법상 전체금액의 45%를 증여세로 내야 하기 때문에 롯데미도파 등은 약 9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결손기업 지분 거래, 경영권 승계 위한 작업?
한편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은 기업 가운데 롯데알미늄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일본 롯데상사가 84.5%, 신격호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1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또 롯데건설 지분 13.3%, 롯데기공 18.3%, 롯데제과 13.4%, 롯데칠성 8.4% 등을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증여과정에서 롯데알미늄에 롯데건설 지분을 증여했는가 하면, 롯데미도파에는 롯데알미늄 지분을 넘기기도 했다. 결손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증여했다면서 결손회사에 결손 회사 지분을 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 증여를 한 것. 롯데 측은 “롯데알미늄이 소규모 결손금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법인 자체의 문제이고 롯데미도파에 넘긴 알미늄 지분은 신 회장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이기 때문에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재계에서는 롯데알미늄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롯데미도파에 알미늄 지분을 넘겨 차남 신동빈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롯데는 영화관 매점 특혜 문제로 공정위로부터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영화관인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지나치게 낮은 임대료를 받고 신 회장의 두 딸인 신영자 부사장과 신유미씨가 소유한 회사 2곳에 임대하는 등 부당지원을 해준 탓이다. 재계 5위의 롯데그룹. 연초부터 이같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일부에서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는 재계의 흐름에 롯데만이 역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