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저축銀 잇따라 인수...향후 업계 전망은?

2011-11-27     안경일 기자
[매일일보] 부실 저축은행이 잇따라 금융지주회사 품에 안기면서 향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주사가 사들인 저축은행들의 덩치가 큰 편인데다 상위권 저축은행들의 부실 상태가 심각해 업계 순위가 변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 실제 금융지주사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의 새 주인으로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지난 22일 토마토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프라임·파랑새저축은행 패키지는 BS금융지주로 매각된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했다.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의 등장으로 저축은행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 저축은행들의 자산 규모가 큰 데다 금융지주사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더해질 경우 업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인수될 저축은행들은 업계 10위권에 속한다. 토마토저축은행은 1조5727억원, 제일저축은행은 1조3873억원이다. 프라임·파랑새저축은행은 약 7000억원대,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은 5700억원 수준이다.

반면 현재 정상영업 중인 대형 저축은행은 부실 우려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과 토마토·제일저축은행 등의 몰락으로 2위에 오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흑자를 이뤄냈지만, 저축은행의 본업인 이자수익이 늘었다기 보단 회계장부상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부실대출 관련 충당금 부담 완화에 따른 순익 개선측면이 커서 내실이 강화됐는 지는 내년 6월 실적이 나와봐야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장 시너지를 내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저축은행 매각이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이여서 인수자의 부담이 적지만, 부실에 따른 자산클린화 작업은 요구되기 때문.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제일저축은행을 '나쁜 인수대상'이라고 언급하면서 "인수 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한 것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과거 저축은행을 경영했던 노하우를 기반으로 경영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말한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해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시장 진출에 따른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