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연초 경제살리기 행보...남은 숙제는 ‘乙의 눈물’

중기·대기업 간담회 이어 자영업자 만남 앞둬 / 소상공인업계, 청와대와 간담회 일정 조율 중

2020-01-2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청와대가 연초 중소·벤처기업, 대기업·중견기업 간담회에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줄곧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며 청와대와 정부에 대립각을 세웠던 소상공인업계는 업계지원을 위한 독립기구 설립과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행보 마무리 단계에서 이들을 달랠 수 있는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20일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문 대통령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 일정과 관련해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며 "청와대에 전달할 업계 건의사항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앞서 문 대통령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그룹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설 연휴 전후 간담회가 성사될 전망이다.연초 경제 주체들과의 간담회는 업계가 애로사항과 정책 건의사항을 전달하면 문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듣고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중소기업·벤처기업 간담회에선 개성공단 가동 재개, 스마트공장 지원확대, 속도감 있고 체감할 수 있는 벤처·혁신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한 업계의 요청이 있었고, 15일 대기업 간담회 때는 규제혁신이 집중 건의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기업 간담회 다음날 곧바로 후속조치를 발표하는 등 발빠른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다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만남은 이전 두 간담회 때보다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고, 지난해 말에는 정부의 최저임금 주휴수당 포함 추진에 대한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며 정부에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해왔다.이와 함께 소상공인측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독립해 소상공인 산업정책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담하는 소상공인청 설립 등 자영업 정책 칸트롤타워에 대한 의견을 간담회에서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지난달 자영업 컨트롤타워 구축을 포함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독립적인 경제주체 영역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소상공인지원기구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을 강화하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 간담회의 예고전 성격으로 지난 17일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상공인·자영업을) 독자 영역으로 설정해 사각지대가 없게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이원화를 핵심으로 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조속히 추진해 간접적인 속도조절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간담회를 계기로 '최저임금'에서 시작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문 정부의 갈등의 골이 낮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