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보도, 믿지 말라"

"보도 경쟁 때문에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李당선인 정치권에 협력 요청

2009-01-08     정치부

【매일일보닷컴】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8일 "인수위가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에 의회의 협조가 전적으로 필요하다"며 지원을 부탁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만나 "2월 국회에 상정해서 총리인준, 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의장에게 협조를 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의회가 더 빨리 이해할 것"이라며 "행정부는 자기 부처의 이익때문에 부처이기주의가 있을 수 있다. 의회가 과감하게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임채정 국회의장은 "이 당선자 역시 국회의원을 해서 잘 알겠지만 의장은 특권이 없다"면서 "국회 내 활동은 어차피 여야 원내대표들의 합의를 존중하는 게 관례"라며 한발 물러섰다. 임 의장은 또 "국회가 과연 독립적이고 자율적이었는지를 (따질 때) 비판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17대 (국회에서) 의원발의가 정부발의 보다 많이 나오는 등 국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행정부도 국회와의 관계를 이런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일본의 예를 들며 "행정부가 하지 못하는 교육법, 정부조직법 등의 개혁을 의회가 했다"면서 "오히려 의원 입법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 "이제 후보 때와 달리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는 임 의장의 말에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 없이, 오로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수위 보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돼"    

한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보도와 관련해 "인수위 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말해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5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들과 회동을 갖고 "보도 경쟁 때문에 확정되지 않은 사실들이 마구 (언론에) 나간다"고 말했다. 최근 인수위 정부보고를 둘러싸고 정부부처 개편안이나 정책 등이 확정적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에 대한 경계로 읽힌다.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과 관련해 "정부조직(안)이 확정되지 않아 뭐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기능 조정은 하겠다"면서 "기능조정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여야간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당선인이 정부조직안과 관련해 "한나라당에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자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가 "(인수위와 한나라당 사이에)뭐가 잘 맞지 않느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내 임기 안에는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과 같은 것은 일절 없을 것"이라며 "선진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행정부와 의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또 인수위에 호남 출신 인사가 적다는 지적에 "실세들 중에는 오히려 호남 사람이 많다"면서 "지역 연고를 (고려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회동에서 김효석 원내대표와 김진표 정책위의장 등 신당측은 이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에 발목 잡는 야당은 되지 않을 것이며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잘못된 것은 단호하게 비판할 것"이라면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고 수레도 양바퀴로 굴러간다. 국정운영은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인 만큼 야당으로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항상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한나라당이 지난 몇년 동안 신년하례회에 참석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수위가 하루에도 몇 차례 정책을 쏟아내는데 국민생활과 밀접한 것들 중 설익은 내용들도 많다"면서 "국회에서 논의도 해야 하고 국민의 여론도 들어봐야 하는데 마구 쏟아져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진표 신당 정책위의장도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정부조직이 통폐합되면서) 보직을 잃은 국·과장들은 새 조직의 원심력으로 작용하는 등 혼란이 일어난다"면서 선진국의 예를 들며 "작은정부도 좋지만 절차에 있어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로드맵을 만들고 전문가 토론과 여론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안)이나 교육정책은 인수위가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게 아니고 지난 20년간 이미 검토한 것"이라며 "인수위는 현 시점에 맞도록 이를 조정하는 역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들과의 대화록

▲이 당선인 = 앞으로 새로운 의회와 효율적으로 100% 잘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정부조직이나 관련법 등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의회에 먼저 보고를 드리겠다.▲신당 김효석 원내대표 = 적극 밀어드리겠다. 잘못한 부분은 단호하게 지적해드리겠다.▲이 당선인 = 정부조직은 아직 확정이 안돼 말씀드릴 수 없는데 기능 조정할 것은 하겠다. 여야간 의견을 모아달라. 신중하게 잘 좀 부탁을 드린다. 기능 조정안을 제출하겠다. ▲민주당 최인기 원내대표 = 임시국회를 언제 열 계획을 갖고 있나. 정부조직법 청문회 완성하려면 시간이 많이 없을텐데. ▲김효석 원내대표 = 당선을 축하드린다. 겸허하게 봉사하는 정신, 저희는 야당이 됐다.▲이 당선인 = 아직은 아니죠.▲김효석 원내대표 =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야당은 안하겠다. 사실상 (이 당선인이) 당선됐으니 (우리는) 야당이다.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잘못된 점은 단호하게 비판할 것이다. 국정운영은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이다. 인수위가 하루에 몇차례씩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을 쏟아내는데 설익은 내용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국회에서 논의할 것도 있고 국민의 여론들을 들어야 할 것도 있는데 막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이 당선자 = 인수위 보도는 보도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될 것 같다. 보도경쟁이 되다보니 확정되지 않은 것이 보도되기 때문에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설익은 게 막 나가고, 확정되지 않은 것도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은 일절 없을 것이다. 당리당략이나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잘 통합하고 현안 문제에 있어 중심적으로 나가니까 선진사회를 만들고 그런 의미에서 행정부와 의회의 새로운 모델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민노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 = 사회양극화가 앞의 정부에서 엄청나게 심화됐다. 정점에 이른 것이 비정규직 문제다. 노동자 농민 등 사회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민생을 잘 살펴주셔야 할 것이다. 통일부 통폐합 얘기인데, 그동안 정세에 맞게 남북간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합의된 내용이 있다. 한반도 평화가 남북화해, 공동번영, 통일 등은 늦춰서 안된다. 그런 기조를 받아 해야 하지 않을까 당부드린다.▲이 당선인 = 고맙다.▲최인기 원내대표 = 유권자가 3천700만명인데 투표율이 63%다. 실질적으로 유권자의 30.5%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투표에 참여 안했거나 반대했던 분의 입장과 마음, 주장을 늘 생각하면서 국정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호남의 경우는 9% 지지율을 보였는데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특히 당선자께서 호남 왔을 때 국정의 동반자로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그런 당초의 마음을 실천하는데 많은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 이 당선자께서 친기업 정서를 하는 것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농민의 입장에서는 효율성보다는 보호 측면이 강한데 소홀이 되거나 소외될까 걱정된다. ▲신당 김진표 정책위의장 = 제가 정부에 있으면서 통폐합을 경험했다. 당선인은 공무원 수를 줄이지 않겠다는 원칙 하에 하니까 통합을 하려면 각 기능을 맡고 있는 국과 과가 하나로 합쳐진다. 국과 과의 수가 실제보다 반으로 준다. 그러면 보직을 맡지 못한 국장과 과장들은 조직의 새로운 조직의 원심력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조직원이 6개월 이상 심리적 공황에 빠진다. 작은 정부도 좋지만 그 절차, 국정의 공백이 최소화되는 로드맵을 만들어서 해야 한다. 교육은 이해관계자가 전 국민이다. 선생님만 43만명이다. 몇몇 전문가들의 생각만 갖고 밀어붙이면 사회갈등을 만들고 실제 실천하기도 어렵다. 지금 발표를 해도 실현은 빨라도 5년 후에 해야 한다.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민주당 김송자 수석부대표 =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원장에 여성을 임명해 감사하다. 먹고사는 문제는 경제다.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씀 감사드리고, 5년동안 잘해달라.▲이 당선인 =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내용, 민생문제 중요시하고 있다. 우리가 민생문제,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 말씀, 명심해서 하겠다. 저는 이제 지역에 관한 편견이 전혀 없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호남지역도 선거가 끝난 다음에 지지율 나온 것을 보면 영.호남 차이가 별로 없다.▲김효석 원내대표 = 인수위 구성을 보니까 호남사람이 별로 없다.▲이 당선인 = 뒤에 실세는 거의 호남사람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불만이 많다. 지역연고 생각은 전혀 없다. 경제 살리고 사회통합하는 두 가지를 갖고 있어서 개의치 않는다. 영호남이 같은 수준의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정부조직, 교육문제 등은 지난 20년간 안이 다 나와 있다. 우리가 검토한 게 역대정권에서 있기 때문에 인수위에서 새로운 것을 내놓을 것은 아니다. 현 시점에 맞도록 조정하는 것이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민생문제, 일자리 문제가 가장 크다. 경제가 좋아져야 한다. 제도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회와 연구를 좀 해야 한다. 어떤 정책도 당리당략이나 정치적으로 의식해서 하는 것은 없다. 어떤 정책도 정치적이라는 것은 5년간 없다. 오로지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하는 것이다. 여야 지역에 관계없이 했으면 좋겠고 새로운 정권이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할 것이고 동반자 관계로 함께 나간다는 의식으로 해나갈 것이다.◇ 국회의장단과의 대화록▲이 당선인 = 앞으로 새로운 정권이 의회를 잘 존중하겠다. 새로운 시대를 한번 열려고 한다. 저도 이제 뭐 다른 것은 없고 대한민국이 잘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의회의 협조가 전적으로 필요하고, 특히 올해 인수위에서 그동안 현 정권에서도 논의가 많이 된 정부조직을 하는데 정부에서도 행자부 중심으로 많이 검토돼 있었다고 들었다. 시대에 맞게 좀 조정해서 할 생각이다. 2월 국회에 상정해서 총리인준도 청문회 등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의장께 잘 좀 협조를 구한다. ▲임 의장 = 당선인도 의원을 해서 잘 알지만 의장이 특권이 없고 의례적인 활동만 하는데 어떻든 간에...학계에서도 연구 많이 했고, 연구하셨으리라 보고 국회내 활동은 어차피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를 존중하는 게 관례니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세상의 변화를 수용하는데 국회가 빠르다. 그래서 국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행정부도 국회의 관계를 그런 관점에서 했으면 좋겠다. 공식 부분에 있어서 자주 만나서 하는지 모르겠지만 비공식적으로 `형제'(이 당선인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간에 잘 협력하시라.▲이 당선인 = 일본이 고이즈미 총리 때도 그렇고 행정부가 하지 못하는 개혁을 의회가 다 했다. 특히 교육법과 정부조직법 등 행정부는 자기 보호 때문에 그래서 개혁되지 않는 것을 의회가 했다. 아베 총리 시절 마지막에는 교육법을 통과시켰는데 오히려 행정부가 보수적이더라. 그 점은 오히려 의원입법이 효율적이다. ▲임 의장 = 실제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은 의회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의원 외교가 정부외교의 한쪽을 단단히 해주는 게 있다. 의원들이 만나서 의원들끼리 얘기하면 통하는 그런 게 있다. ▲이 당선인 = 동의한다. 한축이 의원외교가 되면 좋다. 4강 특사도 원내가 전부 단장이다. ▲임 의장 = 여러가지로 바쁠텐데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이 당선인 = 의회의 이해가 더 빠를 것 같다. 행정부는 자기부처 이익 때문에 국가적인 것보다 부처 이기주의 있을 수 있다. 의회가 과감하게 지원해주면 좋겠다.▲임 의장 = 대선을 할 때야 어느 부분 후보지만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이니까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이 당선인 =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은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 발전하는데만 매진하고 의회와 협력하고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