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광우병 증상 국내 첫 확인
2012-11-29 박원규 기자
지금까지 CJD 증상만으로 '의사(유사) CJD' 진단을 내린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생체 검사를 통해 CJD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림의대 김윤중 교수팀이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의 생체조직을 꺼내 동물실험한 결과 국내 첫 '의인성 CJD(Iatrogenic CJD)' 환자로 최종 판명됐다.
국내에서 확인된 CJD는 2008년 기준 28건에 달하지만 이중 25건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발성 CJD', 3건은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가족성CJD' 뿐이었다. 쇠고기 섭취로 인해 걸리는 '변종CJD'는 아직 한차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질환은 감염 후 잠복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지만 발병 이후에는 생존기간이 1년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의인성CJD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4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 소와 같은 동물이나 사망자의 뇌 경질막이나 뇌하수체 호르몬, 각막을 이식받거나, 신경외과의 감염된 수술 장비를 사용했을 때 감염된다.
김 교수팀이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이 환자는 1987년 뇌수막종으로 절제술을 받고 사람의 뇌조직을 원료로 한 경질막을 이식한 후 CJD에 감염됐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환자의 뇌 전두엽 영역을 생체 조직검사한 결과 프리온 단백질의 침전이 확인됐다"며 "라이요두라(Lyodura)라는 제품의 뇌경질막을 이식 받은 뒤 CJD에 감염된 첫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사망 환자의 뇌경질막을 추출, 동물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이 제품이 CJD 감염의 원인이었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최근 검증절차를 거쳐 의인성 CJD임을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추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의인성 CJD 환자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