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정수 확대 불가...비례대표 100석” 협상안 제시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동방식은 세 가지 중 선택

2020-01-21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여야 5당의 선거제 개혁 합의문 도출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소선거구제로 200명의 지역구 의원을,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100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는 안을 선거제 개혁 당론으로 채택했다.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대신 비례대표 비율을 높여 지역구 의석을 축소하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21일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내용의 방침을 전했다.민주당은 우선 의원정수 확대 불가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민의 의사가 중요한데, 국민이 확고히 반대한다"며 "(의원정수 확대를 제시한) 정개특위 자문위에서는 국민 저변의 취지와 의미를 소홀히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국민은 정치인들이 합의하면 받아들여준다 이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내놓은 정개특위 협상 방안 가운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비례대표 비율 2:1로 확대 △비례대표 권역별 선출 △연동형 의석 배분 △부분개방형·석패율제 도입이 특징이다. 의원정수를 확대하지 않는 대신 총 의석수에서 비례대표의 비율을 높여 선거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 전국을 권역 단위로 나눠 비례대표를 뽑아 지역주의를 완화하자는 취지다.특히 민주당은 정당이 득표를 한 후 그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을 준연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다.준연동제는 정당 투표의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를 정하되, 그중 절반만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은 현행 제도처럼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A정당의 정당 득표율이 10%일 경우 지역구 의석을 포함해 30석을 A정당에 그대로 배분하지 않고 절반인 15석만 우선 배분한 뒤 남는 비례대표 의석만 다시 정당 득표율로 배분하는 식이다. 복합연동제는 지역구 투표에서 얻은 정당의 득표율과 정당 투표에서 얻은 정당 득표율의 총합을 기준으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보정연동제는 지역득표의 불비례성을 정확히 보정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득표율과 전체 의석 점유율의 차이를 먼저 보정한 후 나머지 의석을 정당명부로 배분하는 방식이다.김 의원은 "세 가지 연동제 방식 가운데 의원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없고, 일체 시뮬레이션도 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은 정개특위가 결정하면 셋 중 어떤 안이라도 따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민주당은 또 부분 개방형 비례대표제(정당 투표시 특정 후보도 선택하는 제도)를 도입해 자칫 약해질 수 있는 유권자의 직접 선택권을 보장하고, 석패율제(당선자 득표율과 적은 차이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제도)를 도입해 유력한 후보들이 자기당에 취약한 지역구 출마를 꺼리는 현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김 의원은 야 3당이 주장하는 독일식 100% 연동제 주장 수용 불가 입장에 대해선 "(100% 연동제를 도입하면) 전면 다당제가 돼 대통령제와 안 맞을 수 있고, 지역구 투표 민심과 관계없이 순위가 결정돼 민심이 반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비례제가 소수정당 배려제가 돼 버려서 애초 의도했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런 부작용이 예상돼 이를 최소화하는 안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비례대표 비율 확대에 따라 지역구를 53석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선 "지역구를 줄이더라도 우리가 제안한 연동제로 가면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지역구가 그냥 없어진 의원들은 정치 인생이 중단되면 반발이 심할 수 있지만, 권역별 비례대표로 출마할 길이 열리면 개인적 이익 때문에 끝까지 저항하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민주당은 또 비례대표 대폭 확대에 따라 후보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개특위에서 공천을 예비선거 수준으로 설계해 법제화하는 안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