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복수전, 연극 '세기의 사나이' 내달 22일 대학로 무대에 올라

125년을 산 한 남자 이야기,만화적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비극의 현대사

2020-01-2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연극 <세기의 사나이>가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2018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부문에 선정된 연극 <세기의 사나이>는 125년을 산 주인공의 삶을 통해 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경쾌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품이다.기네스북 최장 생존기록인 125년을 산 주인공 박덕배. 죽음을 목전에 둔 덕배의 이야기는 1910년 경술국치부터 시작된다. 서자 출신 덕배, 양반 자중, 그 집의 노비였던 민국. 신분은 다르지만, 친형제보다 더 절친했던 세 사람은 조선이 멸망하면서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의열단이 되겠다고 집을 나간 의붓동생을 찾기 위해, 위안부로 끌려갈 처지에 있는 딸을 지키기 위해, 각기 남과 북을 지지하는 자중의 쌍둥이 아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덕배가 동분서주하며 달려드는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역사의 현장이다.독립선언문 낭독과 3·1 운동, 윤봉길 의사 의거, 홋카이도 비바이 탄광 매몰 사건, 우카시마 호 폭침 사건, 3·8선 분단,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까지. 그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처럼 우연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현장에 선다.험난한 우리의 근현대사와 오버랩되는 주인공의 삶을 따라가지만 공연은 어둡거나 심각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황당함, 난감함, 아이러니, 블랙코미디, 때로는 진지한 드라마로 표현된다. 그는 자신이 서 있던 현장이 어떤 의미였는지 대부분 알지 못한다.그의 모습은 언제나 역사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스스로 역사의 주체라고 느끼지 못하는 우리와 닮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기의 사나이>는 전통적인 역사극과는 차별화된 관점을 보인다. 영웅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소시민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시도는 우리가 실제로는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임을 자각하게 한다.이번 공연작은  무대에서 보는 한 권의 경쾌한 만화책이며 웹툰이다. 125년을 산 박덕배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채워져 끊임없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무대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역사적 장면들을 기발한 만화적 스펙터클로 표현한다.연극 <세기의 사나이>는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흘 간 공연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1월 23일 오전 11시, 인터파크, 예스24에서 같은 날 오후 1시에 각각 티켓오픈 되며, 2월 10일까지 조기예매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