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강자에겐 굴종…권혁세 금감원장 "신중치 못했다"
2012-12-0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최근 카드사들이 대기업들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굴복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는 가운데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사들의 최근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권혁세 원장은 1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경기양극화가 심화되고 서민경제가 어려워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의 수수료 인하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 신중치 못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권 원장은 대기업에 대해서도 “대기업의 경우 지금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며 “넉넉한 곳이 배려를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7개 전업카드사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 차종 구매 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할 시 해당 카드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압박했다.
현대차는 신용카드의 경우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수수료율을 인하하라고 요구했고 카드사는 이를 수용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KB국민카드를 포함한 7개 전업카드사에 수수료를 낮추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런 현대차의 요구를 KB국민카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11월 4일부터 현대차 구입시 KB국민카드 결제를 거부했다. 이어 11월 말에 7개 카드사에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으면 12월 1일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했고, KB국민카드 역시 지난 11월 30일 수수료 인하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