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와 민주신당은 사사건건 '갈등 중'
2008-01-14 정치부
[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은 14일 대통합민주신당을 향해 "신당의 최고위원이 임명되고, 지도부가 구성되면 좋은 시간에 만나 앞으로 정국 운영이나 정치 현안과 관련해 지도부가 털어놓고 이야기 하자"며 당 지도부의 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신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손학규 대표와 원내대표가 정식으로 만나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논의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만간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될 예정인데 이번 개편은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국가의 기본틀 설계에 매우 중요하다"며 "신당 원내대표나 모든 분들이 잘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조직 개편안은) 당리.당략의 대상이 될 사안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모든 정파가 허심탄회하게 대승적 차원에서 국익을 고려해 통 크게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기본적인 체제 정비부터 마치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의 지도부 회동 제안을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으나 지금은 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변인은 "(우리는) 그 어느 야당보다 협력적 야당인 동시에 단호한 야당이 될 것"이라며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명박 당선자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견지하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이 당선자의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반드시 정부 부처의 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인수위의 안이 나오면 우리 당의 의견을 정리해 (정부부처 개편안을)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은 존중하지만 지나치게 효율성만 강조하고 미래지향적인 정부의 시각이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대한민국을 선진화하기 위한 원천 기술인 과학기술부 존폐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로 신중하게 고려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또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정책은 한반도의 생존과 관련된 일인데 6자 회담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아닌 강대국에 의존하는 의도가 드러나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인수위의 정책을 보면, 재벌과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시각이 보인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정책에 눈에 띄지 않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정책성 일관성과 안정성에서 보여 주는데 그동안 인수위의 불안정한 태도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당은 특히 이명박 당선자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와 이진영 비서의 인수위 근무와 관련 "대선 기간 내내 BBK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인수위에 배치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명박 특검이 끝나고 인수위에 합류해도 늦지 않은데 벌써 인수위에 합류했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두 사람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까지 인수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두 사람이 '이명박 특검' 수사에 협력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한나라당은 "신당은 섣부른 인수위 비판에 앞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자기반성부터 통렬히 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대통합민주신당이 요즘 인수위 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면서 4월 총선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가 태동하고 있는데 섣부른 판단인 듯 싶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인수위 활동이 어려운 것도 신당이 정권을 맡았던 지난 세월 너무나 경제가 침체되고 국론이 분열된 탓"이라며 "신당이 인수위 활동을 비판하면서 총선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전인수이자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0년 만의 정권 인수이다 보니 논란도 있을 수 있고 완벽할 수는 없다"며 "국민들은 인수위가 바로 잡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이 옳다는 것을 대체로 인식하고 있고, 오랜만에 편안한 기분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짧은 인수위 활동 기간 동안 모든 것이 개선될 수는 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통령 취임 후를 기대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