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통일부 '폐지' 아니고 '통합'이다"

2008-01-17     매일일보

[뉴시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7일 통일부 폐지 논란과 관련 "통일부는 폐지 된 것이 아니라 외교통상부와 통합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수위는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이 통일부 폐지에 반대하며 정부조직개편안을 보이콧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날 간사단 회의에서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 통일부와 관련 '폐지'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번에 폐지된 정부 부처는 국정홍보처 한 기관"이라며 "나머지 기관들은 기능이 통합되고 명칭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만약 지금 이런 식으로 '폐지'를 따진다면 환경부, 노동부, 국방부, 법무부 외에는 이름이 그대로 살아있는 부처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통일정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와 통합했다는 말"이라며 "각별한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입장이나 의견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아무리 따져도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작고 강한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길이 무엇인가 인수위가 출범한 이후 늘 고심해왔던 그 기준에 따라 마련한 안"이라며 "앞으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국민을 섬기고 효율적인 정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무원들은 불안감도 느낄 것이고 힘든 마음과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공직자, 공무원 신분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수위원들 고생 많이 하셨다"면서 "우리의 진정성이 국민들과 공직자, 그리고 해당되는 모든 분들에게 전달되어 함께 고민하여 나아가는 발걸음이 되자"고 독려했다.

박형준 "통일부 폐지…정치적 고려 없다"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 참여한 박형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16일 통일부 폐지와 관련 "('대야협상용 카드'라는) 어떤 정치적인 판단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정부조직개편은 우리에게 정치적인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국회의) 반대를 예상하면서 (협상용 카드)를 (남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국민들과 국회에 설득력 있는 안을 만드는 데 고민을 집중했다"면서 "외교정책과 통일정책을 분리해 치르는 비용보다 함께 할 때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외교통일부로 통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문제에서 보았듯 남북문제는 앞으로 외교문제와 분리해 진행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통일정책의 중요성과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외교통일부 안에서 '통일' 영역이 나름대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의 폐지로 남북관계가 외교관계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미 6자회담 등에서 북한을 실체적인 하나의 정부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 내부의 문제라며 독자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외교통일부로 통합되도 (북한을 상대할) 대응 체제를 갖출 수 있다. (두 차원이) 중첩되는 부분도 있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조직개편안의 큰 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대통합민주신당은 통일부 '폐지'가 발표되자 입장을 바꿔 "70년대 식의 회귀"라고 혹평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통일부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폐지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부처 폐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