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합법적으로 재산을 물려주면서 세금을 안 낼 수는 없을까.어느 정도 여유 자금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해 봤을 문제다. 현행 세법상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를 한다면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만 세금이 없고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된다. 증여하는 물건의 금액에 따라 최대 50% 세율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자식에게 무상으로 주는 것이 많을수록 세금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따라서 자산가들 입장에서 증여와 세금 문제는 피하기 어려운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세법을 잘 살펴보면 한 가지 괜찮은 방법이 존재하는데 바로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해 자녀에게 창업목적의 자금을 증여할 경우 큰 절세혜택을 볼 수 있다. 올해부터 과세특례 범위가 확대되고 요건을 완화될 예정이라 창업을 준비중이거나 고민하는 자녀가 있다면 이용해 볼만하다.이 제도는 젊은 자녀세대로 부모가 가진 부의 조기이전을 통한 경제활력 증진 목적으로 지난 2006년 도입됐다. 창업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60세 이상 부모가 18세 이상인 자녀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할 경우 5억원까지는 세금이 없다. 더 많은 현금을 증여하더라도 증여세 과세표준 30억원까지는 10%의 이율로 과세된다.자녀 수에 관계없이 특례적용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만약 부모가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30억원씩 창업자금을 증여하는 경우 과세특례 적용이 가능하다.혜택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아 적용요건과 사후관리 요건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창업자금을 증여받은 자녀가 실제 창업을 해야 한다. 종전 사업을 승계하거나 종전 사업에 사용되던 자산을 인수·매입해 같은 종류 사업을 하는 경우, 업종을 추가 하는 경우 등은 창업에 해당되지 않아 혜택을 볼 수 없다.또 증여받은 창업자금을 갖고 1년 내 창업을 하고 3년내 해당 사업목적에 모두 사용해야 한다. 이어 10년간 해당 사업용도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되는데 이를 어길 경우 그 금액부문만큼 증여세가 추징된다.그간 실제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은 적용대상 업종에 빠져있어 혜택을 받지 못했다. 법에 열거된 31개 업종만 대상이었으나 올해부터 주점업,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창업 기간도 증여 받은 후 1년 이내 창업하고 3년 이내 증여자금 모두를 사용해야 했지만 이것을 각각 2년과 4년 이내 자금 사용 조건으로 완화했다.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의 혜택과 요건 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는데 실제 이용시에는 세무대리인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사업을 개시했는데 실제 창업에 해당하는지, 창업자금의 사용가능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세무서에 제출할 서류는 어떤 것이 있는 지 등 검토할 사항이 적지 않다.여러 가지 검토가 끝난 후 자녀가 창업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 단순 현금 지원을 해 세금을 내기 보다는 이 제도를 이용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