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교육도 포기(?) 통일도 포기(?)
이해당사자, 누리꾼, 국민 상당수 “황당, 충격, 경악”
2009-01-17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이명박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차기 정부가 과연 안정적으로 운영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수도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교육인적자원부가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일부 기능을 합쳐 ‘인재과학부’란 명칭으로 재편되는 문제와 관련, 교육 당사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은 “교육부 명치 제외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극렬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 대신 ‘인재’?…세계 유례도 없는 것으로 헌법 보장된 교육권 무시
이에 대해 교원 단체를 비롯해 각종 단체 및 이해당사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7일 논평에서 “이름은 내용을 담는 그릇인데 정부 부처명은 더욱 그렇다”며 “교육 담당 정부부처에 ‘교육’ 대신 ‘인재’말을 쓰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다”고 맹비난 했다. 전교조는 지난 16일 광주 전남에서 전교조의 ‘참교육 실천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 공약대로라면 사교육이 강화되고 경쟁만 심화될 것”이라고 맹성토 하면서 “전교조에게는 오히려 기회”라고 비꼬았다.이날 참석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상위권 대학, 대형 학원이 ‘입시 권력;을 휘두르며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전면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전교조가 새 정부에서 위리라고 하지만 우리는 투쟁 속에서 성장한 세력” 등의 주장을 하면서 맹비난했다.황 부위원장은 “새 정부 정책은 사교육을 부추기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며 “2010년 지방선거 때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년 간 새 정부의 공세와 수구 보수세력의 전교조 고립화 공세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16일 논평에서 “인재과학부로 변경시킨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런 처사는 백년대계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명박 당선인이 수차례 ‘교육 없이 경제 없다’는 기조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음에 비춰볼 때 대통령직 인수위가 이를 왜곡 변질 시켰다는 점에서 그 경위와 전모를 철저히 밝혀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교총은 “건국 이래 지금까지 정부 부처명에서 ‘교육’을 한 번도 제외한 일이 없다는 것은 헌법상의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육이란 명칭이 들어가야 함을 주장했다. 이어 “만약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에서는 ‘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다가오는 제18대 총선은 물론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일체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고 주장했다.대한어린이교육협회 등 10여개 유아교육 협회로 구성된 ‘유아교육발전을 위한 유아교육대표자연대’도 “헌법에 보장된 교육권을 경시하는 태도”라며 조직의 역량을 총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당선인과 노선이 비슷한 우파 계열의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뉴라이트교사연합, 자유교원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도 “(인수위가) 깨끗하게 사과하고 엉뚱한 이름을 거둬들일 것을 권고한다”며 명칭 철회를 요구했다.학생들, 교육시장화정책 전면 재검토 요구 피켓 시위
이런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에서는 2008년 등록금 인상반대와 이명박 정부의 교육시장화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했다.이 자리에서 대학생 단체 ‘다함께’의 유민 대표는 “이명박 정부부터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재과학부로 바뀌는데 이는 단순히 교육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도 소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개사곡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고 했다.교육부, 교육 명칭 사라지자 당혹…안병영 전 부총리, “교육 자율화 혼란 우려”
당사자인 교육부는 상당히 당혹해 하면서 인수위의 처사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 당초에는 교육부가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인재과학부’로 명칭이 바뀐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교육부의 고유의 기능을 모두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고 상당히 당혹해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실정이다.안병영 전 부총리가 이명박의 교육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안 전 부총리가 17일 교육부 직원들에게 이메일 ‘전환기의 사색’이란 제목에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면 엄청난 혼란을 동반할 수 있다”는 비판을 가했다. 이어 “시장·경쟁·자율이 시대정신으로 대두되면서 지난 10년의 역사가 통째로 부정되고 그것과 연관된 모든 사회 가치는 형편없이 폄하되고 있다”고 맹성토했다.안 전 부총리는 “자율과 분권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교육부 기능 축소, 대학교육과 초중등교육 이양 등도 아무런 준비 없이 추진되면 자칫 엄청난 혼란과 파국을 동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자율과 분권이 성공하려면 제도적 하부구조가 마련되고 권한을 이양받는 자의 능력과 책임의식이 수반돼야 한다”며 “시도교육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교육이란 전 국민적, 역사적 과제를 책임 있게 수행할 능력과 책임의식을 갖추고 있는 존재인가 깊이 따져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누리꾼, “학교를 모두 직업훈련장으로 바꿔라” “교육은 상품이다” 맹조롱
한편, 누리꾼들도 교육인적자원부의 사실상 폐지에 대해 상당히 격분하고 있다. < bakim_90 >은 “이천박이 교육을 어떻게 알아요? 그저 사람 장사해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잖아요? 그 사람은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도 들어는 봤으나 무슨 뜻인지 모를거에요. 그래서 내가 뽑지 말라고 했잖아요. 당선무효나 바랄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 이명박이 5년 안에 저지른 일로 30년 후퇴할겁니다”라고 비판했다.< naccada2000 >은 “명박이는 돈버는 것만 잘 가르치면 되는 줄 알고 있다..천박하지.ㅋㅋㅋ 탈법,불법 그런 거 다해도 돈만 잘 벌면 되거든...ㅋㅋㅋㅋㅋ 이제 대한민국은 천박한 자본주의의 실험장이 될것이다...ㅋㅋㅋ”라고 비판했다.< kbsik6773 >은 “이명박이와 그 수하들 하는 짓이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 완전히 폐지 시켜야할 여성부를 보건복지여성부라는 말도 안되는 이름으로 존치시키고 교육부를 폐지시키는 웃기는 각본을 만들고 있다 건설교통부 폐지하고 경부 대운하부는 안만드냐??”라고 맹성토했다.< h3649 >는 “교육이고 나발이고.. 갱제가 다아이가. 갱제 때문에.. 맹박이 선택했잖아.... 무슨 잡말이 그렇게 많아.......교육이 기업에 인력 되어주는 역할을 맹박이가 해야 한다면... 해야 하는거야. 신의 아들.. 갱제 대통령 아니야....인간 존중. 개뿔. 갱제만 살리면 되지...욕십부리지 마라”라고 비꼬았다.< hwgej .는 “벌써부터 이명박 정부가 하는 꼬라지를 보니 앞날이 훤하다. 정말 무뇌아 정부가 될 것 같다. 정말이지 한심하다. 이것은 교육을 상품으로 쯤 생각하는 것 같다. 한심한 일이다”라고 개탄했다.< lim78901 >은 “명박이 꼴리는 데로 하라고 내버려둬 멍청한 궁민 들이 뽑아 잖아 한번 당해 봐야 정신 차리는 멍청한 국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정신 차리고 투표하지 않겠어”라고 이명박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들을 비판했다.통일부 폐지에 “통일도 포기냐” 분노 하늘 찔러
“군사독재정권 때도 국토통일원은 있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당선인은 17일 “통일부가 없어진 것이 아니고 외교통상부가 통일부와 합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누리꾼들은 실질적인 통일부 폐지라며 비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통일부 폐지-외교통일부로의 통합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정치계와 학계, 시민단체,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 “통일부 폐지는 헌법 명시된 통일 도외시하는 신쿠데타” 비난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된 부서 모두 적잖은 논란이 있지만, 특히 통일부와 관련해서는 평화통일을 명시하고 있는 헌법가치와 국가대 국가가 아닌 민족내부의 관계인 남북관계를 간과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그렇지만 이 당선인은 17일 신년외신기자회견에서 “통일부가 없어진 것이 아니고 외교통상부가 통일부와 합친 것”이라며 “남북문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과거 남북관계는 통일부라는 한 부서와 북한에서도 특정 대남관련부서가 비공개적으로 또는 공개적으로 협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남북관계도 한단계 더 올라서서 보다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통일을 대비한다면 전략적으로 한 부서가 대비하기에 규모가 너무 커졌다”고 주장했다.이 당선인은 또 “차기 정부는 더 커지는 남북교류를 대비하는 입장이고 통일을 대비해서 조직개편을 했다”며 “남북간의 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대한민국 모든 부서가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렇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통일부 폐지-외교통일부로의 통합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상징성을 고려해 통일부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관련, 누리꾼 ess803는 “(통일부 폐지는) 대단한 발상이다.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것을, 또 헌법4조의 뜻을 완전히 무시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실로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독재정권 시절에도 국토통일원을 두어 통일문제를 대비 내지 준비해왔는데 쌍팔년도도 아니고 유신시절도 아닌데 통일부를 없애버리는 것은 실로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다”고 꼬집었다.yhmoon0203도 “북한은 일반적인 국가처럼 외교 범주 안에서 처리할 수 없는 나라”라면서 “통일부가 외교부에 흡수되는 형식으로 된 이상 외교통일부 주도권은 분명 외교부가 잡을 텐데 북한관련 업무가 잘 이뤄질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gambill 역시 “외교부에서 대북정책을 만든다면 당연히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만들 것이다”라며 “이것은 국가 근본인 헌법에 명시된 통일을 도외시하는 것으로 5.16, 5.17에 이은 이명박의 신쿠데타”라고 평가했다.이 당선인과 인수위의 통일부 폐지 추진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었다.누리꾼, “통일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상징이라 정치적 이유로 폐지”
eternal7173은 “통일부와 정통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상징하는 성과이며 상징이다”며 “정치적 이유로 폐지시켰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행정의 전문성은커녕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라는 프레임에 갇혀 정통부, 통일부를 폐지시키는 이명박 정부에서 무슨 행정서비스가 가능하고 남북평화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통일부를 중요시하지 않았던 ‘정권’치고 남북문제를 잘 해결하는 정권은 못봤다”고 지적했다.delispices도 “통일부라는 명칭을 없앴다는 것은 통일을 적극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통일부는 물론 그 기능이 더 중요하지만 그동안 상징적인 면도 많았다”고 말했다.inyspri1 역시 “지금은 통일할 시기가 아니지만 통일부의 상징적 의미를 놔두고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내세우면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면서 상징성을 고려해 통일부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기사제공=폴리뉴스 / 정리= 매일일보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