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적자상태 지속...적립금 1조원대 추락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올해 초 고용보험 실업급여요율이 인상됐지만 경제위기 이후 늘어난 실업자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근로자의 마지막 보루인 실업급여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실업급여 사업 수입은 3조5천35억원, 지출은 4조1천253억원으로 6천218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의 2012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에도 수입은 3조8천328억원에 그치는 반면 지출은 4조2천479억원에 달하면서 적자 규모는 4천151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실업급여는 2006년까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2007년 1천69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08년 3천661억원, 2009년 1조5천356억원, 2010년 1조1천798억원 등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당시 5조5천397원에 달했던 실업급여 적립금은 2008년 5조667억원, 2009년 3조5천310억원, 2010년 2조3천512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 1조7천294억원, 2012년 1조3천143억원까지 줄 것으로 분석됐다.
기금 재원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출대비 적립금 비율은 2005년 2.8배 이후 2006년 2.4배, 2007년 2.0배, 2008년 1.6배, 2009년 0.8배, 2010년 0.6배에 이어 올해 0.4배, 2012년 0.3배까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실업급여의 지출대비 적립금 비율은 1.5배 이상 2배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법이 시행된 2009년부터 실업급여 계정은 계속 지출액의 1.5배를 밑돌면서 법을 위반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고용보험료를 약 20% 인상했는데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2009년 경제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실업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는 모성보호 관련 지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고용보험 적립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이유는 예측하지 못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경제 위기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고용보험의 완충기능이 상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