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반값등록금 만들었지만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
2011-12-07 권희진 기자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하자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 일자리 정책수립을 위한 청책워크숍'에 참가해 '대학에 안 간 사람들이 뭔가 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한 참가자의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후보시절 공약대로 시장 당선 이후 182억원을 투입해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반값 등록금을 실현했지만 대학에 가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대학진학을 포기한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위한 길을 공공기관이 터 줘야한다고 서울시 역할론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대학을 못 간 젊은이들이 많다. 대학을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안 갔던 학생들도 많은데 이런 학생에 대한 것도 공감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학을 안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사업,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이 서울 고시촌에만 20여만명이 있다는 또다른 참가자의 설명에 "고시촌에 있는 20만명 청년들의 이야기, 이것은 모든 사람들, 특히 서울시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제가 굉장히 무거운 가슴으로 받아 안아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고시촌에 눌러 앉아 있는, 물론 공무원이 되겠다는 열정도 있겠지만. 어차피 한정된 인원만 통과가 되기 때문이 또다른 꿈을 좇아서 나올 수 있는 기회도 줘야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스티브 잡스가 성공했던 조건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에 대해 "맞다, 여기 있는 여러분들 스티브 잡스보다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그런 꿈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하나만 해도 그 인프라가 어마어마하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매체만 파악해도 홈페이지만 200개가 넘는다. 오프라인 매체, 지하철 공간, 길가, 도로, 버스정류장 등 어마어마한 매체이다. 대한민국 최대의 미디어 그룹이다"며 "왜 이런 것들이 여러분의 친구가 되지 못 하는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사실 이미 기존의 일자리는 경쟁밖에 없다. 직업의 재해석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자신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1천개의 직업'에서 나오는 새로운 개념의 직업에 청년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청년 200여명이 참가해 취업난과 해결을 위한 대안을 내놓으며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