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밝힌 선관위 디도스 공격 주범 공모씨 '자백' 내용
2012-12-08 최소연 기자
[매일일보=최소연 기자]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수행비서 공모(27)씨가 10·26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은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자백(?)했다. 경찰은 9일 이번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8일 경찰청은 “공씨가 오늘 새벽 조사에서 심경을 바꿔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며 “공씨는 자신 이외에 윗선이 없는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조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는 것이 최 의원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젊은층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보고 투표소를 못 찾게 하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범행동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공씨는 10월25일 0시를 전후한 시점에 공격을 실행하라고 IT업체 대표 강모(26)씨에게 전화로 지시했고, 이후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인 김모(30)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진술했다. 공씨는 같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던 김씨를 룸 밖으로 불러내 “선관위 홈피를 때리삐까요(때릴까요)?”라고 물었고, 이에 김씨는 “큰일 난다. 잡혀 들어간다. 네게 무슨 도움이 안 되지 않느냐”며 만류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공씨는 범행에 성공한 26일에도 김씨에게 전화를 해 이런 사실을 전달했으며,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10월26일 재보선 당일 오전 7~9시께 김씨와 5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는데, 당일 통화 내용은 이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공씨는 강씨 일당이 테스트 공격에 성공한 새벽 1시40분 이후부터 강씨와 함께 필리핀에 있던 황모씨와 통화하며 공격을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지금까지 범행 사실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 “얘기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걱정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공씨의 진술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 아닌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공씨는 김씨 등과의 술자리에서 선거 판세와 관련된 얘기를 주고받던 중 공씨가 우발적으로 범행 의도를 갖게 된 것이라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이 제시한 근거는 “공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면 강씨가 당시 필리핀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고, 공격을 실행한 강씨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시 후보에 출마한 사실을 몰랐으며 선관위가 어떤 곳인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사건 당일 술자리에 참석한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였던 박모씨, 검찰 수사관 출신 사업가 김모씨, 병원장 이모씨, 변호사 김모씨 등에 대해서도 수사관을 파견해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경찰은 “오늘 발표 내용은 공씨와 김씨의 진술 가운데 대충 일치하는 부분을 재구성해서 설명한 것으로,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는 아니”라며, “공씨의 자백 내용이 신빙성이 있는지, 믿을만한지, 논리적인지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