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서울공장,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연장 공연 들어가
2020-02-12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청년 윤동주가 일본 유학을 위해 ‘창씨개명’을 한 후 그에 대한 부끄러움과 고뇌를 담은 내용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이 관객들의 호평과 성원에 힘입어 연장공연에 들어간다.극단 서울공장의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이 대학로 SH아트홀에서 2월 19일 부터 3월 10일 까지 연장공연키로 했다.대학로 SH아트홀에서 지난 1월 26일부터 8일간 관객들을 만났던 <동주-찰나와 억겁>은 '히라누마 도오쥬'로 창씨개명한 동주가 부끄러운 자신의 이름에 고개를 숙이며 고뇌하는 모습과 그의 부끄러움을 담아낸 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낭송음악극이다. 3.1운동 백주년 기념 의미 담은 첫 공연으로 관객 호평 이어지면서 시인 윤동주 시를 낭송과 음악으로 재해석으로 새로운 무대 구축했다는 평을 받았다.“1942년 동주는 창씨개명을 한다. ‘히라누마 도오쥬’ 일본 유학을 수월히 하려는 집안어른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기에...,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에 동주는 시를 남긴다. 이 땅에서 몸으로 쓴 마지막 시 ‘참회록’. 일 년 후 동주는 독립운동 죄목으로 일경에게 체포당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 동주는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 한다. 반년 뒤 일본은 패망하고 해방이 온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동주와 같은 현재 젊은이들의 고뇌를 이중구조로 담아낸 <동주-찰나와 억겁>은 낭송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이번 연장공연은 시낭송극의 새로운 유형으로 시낭송가들 사이 입소문이 나면서 재공연에 대한 문의가 잇따른 데다 3.1운동 백주년에 의미를 더욱 되새기기 위해 빠르게 연장공연을 결정했는데 식민 지배 아픔을 시로 극복했던 윤동주 시인의 저항정신을 더욱 되새길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러닝타임 70분인 <동주 - 찰나와 억겁>의 연장공연은 배우들의 열정 있는 연기가 한몫했다.‘햄릿 아바따’에서 연기를 인정받으며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성우 '이선'은 우물의 여인 역을 맡아 낭랑한 낭송과 노래, 연기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추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그녀는 티비 외화에서 안젤리나 졸리, 모니카 벨루치, 카메론 디아즈, 페넬로페 크루즈, 드류 베리모어, 샤를로즈 테론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의 목소리를 연기한 베테랑 성우이자 아이들의 영원한 대통령 뽀로로 주인공이다.윤동주 역을 소화한 배우 '추헌엽'은 창씨개명으로 부끄러운 마음을 ‘자화상’, ‘참회록’ 등을 읊으며 고뇌했던 윤동주의 마음을 그대로 풀어냈다. 그래서인지 교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무대 위에서 윤동주 시인 자체로 다가왔다.영화 ‘프락치’와 MBC베스트셀러극장 등에서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그는 연극 ‘햄릿 아바따’에 이어 이번 윤동주역으로 더 넓은 연기 세계를 펼쳐가는 중이다.극에서 어른아이를 맡은 배우 '김충근', '이미숙'은 ‘햄릿 아바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답게 순도 높은 연기로 공연 내내 무대를 채워낸다. 동주와 함께 동심의 세계를 채워냈던 아이들 역에는 구정은, 김예은, 우혜빈, 김예원이 열연한다.<동주-찰나와 억겁>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건 음악이다. 낭송음악극답게 극의 선율을 살려준 음악은 감성의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윤경로가 맡았다. 윤동주 시인의 시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윤경로 음악감독은 지난 8년간 극단 서울공장의 임형택 연출과 연주자로, 작곡가로 호흡을 맞춰 왔으며 이번 공연에서도 음악감독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시노래를 통해 윤동주 시의 운율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윤감독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섬세한 내공으로 낭송을 위한 배경음악을 직접 연주한다. 피아노에는 이성영이 합류한다.연극 <두 메데아>로 카이로연극제 최우수 연출상 수상으로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극단 서울공장의 임형택 연출가는 “윤동주의 시를 이해하는 첫 걸음은 부끄러움에 대한 성찰이었다”며 ‘히라누마 도쥬’로 창씨개명하고 찰나의 부끄러움을 받아들였지만 지워질 수 없는 시를 통해 억겁의 참회를 한 ‘윤동주’라는 예술가의 삶이 우리에게 전이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