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권몰락상’ 수상

세계인권선언 63주년 앞두고 열린 두 개의 시상식 눈길

2011-12-09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이서현 기자] 1948년 12월10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 선포된 날을 기념하는 ‘세계인권선언 63주년 기념식’이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인권단체들이 준비한 또 하나의 기념식이 열렸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과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주요 인권현안에 침묵하거나 권력의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준 인권위는 인권상을 줄 자격이 없다”며, 현병철 위원장 등에게 ‘인권몰락상’을 수여한 것이다. 이들은 인권활동가들 명의로 ‘현병철 위원장 외 반인권적 인권위원들’에게 주는 ‘인권몰락상’ 시상 내역에서 “현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우리사회 인권 후퇴를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해왔기에 인권활동가들이 인권몰락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인권활동가들은 “이들은 인권의 이름으로 인권의 가치를 더럽히고 한국사회의 인권을 외면해 인권을 유린한 권력자들을 비호했다”며 “우리 인권활동가들은 이들이 더 이상 인권을 더럽히지 못하도록 싸워나갈 것을 결의하며 인권몰락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활동가들은 “세계인권선언일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며 모든 사람의 존엄과 자유, 평등, 인권옹호를 다짐하는 날”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공권력 남용, 사회적 약자 차별, 시민권리 침해 등 인권이 후퇴하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또한 “국가인권위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구제하고 한국사회의 인권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그런데도 현재의 국가인권위는 정치 눈치보기에만 급급해 오히려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인권활동가들은 “인권 가치를 왜곡하고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인권위가 인권옹호자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치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인권위는 인권상을 수여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권은 사라지고 인권위는 죽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권위 장례식을 치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인권상 수상자들도 “자격이 없는 현 위원장에게 인권상을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바 있다. 한편 같은 시각 국가인권위원회는 프레지던트호텔 19층에서 ‘세계인권선언 63주년 기념식’을 열어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에게 국민훈장(무궁화장), 김난희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장에 국민포장을 각각 수여했다. 국민훈장을 받은 송상현 소장은 2003년에 세계 최초의 상설 국제형사재판소 초대 재판관에 당선, 2006년 재선, 2009년 동료재판관들의 추천으로 2대 재판소장에 선임되었으며,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인권사각지대에 노출된 자들의 인권보호에 기여하여 국제인권수호자로서 국내외적 공감대 및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포장을 받은 김난희 지회장은 30여 년간 한센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여 이들에 대한 편견 및 차별해소를 몸소 실천했으며,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에이즈 감염인들을 위한 쉼터를 설립·운영하며 지역 의료기관, 복지기관과 활발한 접촉과 교육 등 사업을 통해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 및 차별해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데 공헌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