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째…인수위는 부정부패 온상지?

신당, "인수위 부동산 투자, 시작부터 '싹수 노랗다'는 반증"

2008-01-24     정치부
[매일일보닷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4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정보를 이용해 투자상담료를 챙긴 혐의로 해촉된 경제2분과 자문위원 고종완 RE멤버스 대표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등 혐의로 수사의뢰하기로 결정했다.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은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씨는 인수위 부동산 관련 정책 방향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문위원직을 이용해 부동산 상담 명목으로 고액의 상담료를 받는 등 금품을 받고 공무상 이득을 취해서 사법처리를 요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인수위는 전날 고씨가 투자강연회 등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는 한편 인수위 자문위원 신분으로 각종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자 즉각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고씨에게 1월16일 이메일을 통해 1차 주의 경고를 했는데도 또 다시 공사구분을 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처신을 해서 오늘 오후 5시 기준으로 자문위원직을 해촉했다"고 해명했다. 백 실장은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기강을 다잡겠다"며 "유사한 일이나 부적절한 일이 발생하면 누구인지를 막론하고 응분의 처분을 하고 사안에 따라 법적 처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씨의 경우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인수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인수위가 자문한 적도 없어서 본인이 인수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데도 신문과 라디오 방송에 나가서 자신이 마치 인수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듯이 과시하면서 대규모 투자강연 등으로 상담료 명목으로 1회에 50만원에서 1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며 "만약 자문위원으로서 인수위에 출입하면서 알게된 직무상 정보를 사용했다면, 자문위원도 공무원에 준하므로 직무상 기밀을 누설한 것에 해당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수사의뢰서에 적시할 혐의에 대해서는 "본인이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알고 있다는 듯이 굴었다면 사기죄에 해당되고, 뭔가 아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누설했다면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되므로 두 가지 정도"라고 설명하면서 "경제2분과에 알아본 바에 따르면 고씨를 불러서 자문위원회의를 한 적이 없는데, 고씨가 무언가 (다른 경로로) 기밀을 취득한 적이 있는지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의 추천인의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자문위원 임명 경로는 전문성 때문에 기용된 경우,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기여한 활동을 인정 받아서 임명된 경우 등 여러갈래"라며 "현재 누가 추천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씨처럼 물의를 빚어서 해촉되거나 조사 중인 자문위원이 또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없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 아래 사전에 심사위원회를 만들어서 기구를 만들겠다"며 "현재 자문위원과 정책연구위원을 통칭해서 자문위원이라고 하는데 자문위원은 558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고종완 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을 해촉한 것과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 인수위 산하에 자체 심사기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은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원회 내에 자체 심사기구를 설치해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런 일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겠다"며 "아직 고 대표와 유사한 사례는 없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런 심사기구를 통해 유사한 경우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심사기구의 명칭에 대해서는 "아직 가칭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논의되는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이제 '심사기구를 만들자'는 논의만 된 상태"라고 전했다. 인수위는 심사위원회 설치와 더불어 출범 1개월이 되는 25일 오전 상근자 전체조회를 통해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내부 기강을 다잡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백 실장은 "25일 오전 상근자 전체 조회에서 이 위원장이 인수위 전체의 경각심을 촉구하는 말씀을 할 것"이라며 "자문위원 중에 상근·비상근 소속위원에 대해 분과별로 인수위의 방침을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내일 조회는 26일이 인수위 출범 한달 째라 미리 예정됐던 것"이라며 "위원장 주재 하에 전체 조회를 열고 한 달간 인수위의 활동을 되돌아 보는 한편 남은 한달 동안 일을 잘 하자는 (의미로) 예정된 행사"라고 덧붙였다. 

신당, "인수위 부동산 투자, 시작부터 '싹수 노랗다'는 반증" 

대통합민주신당은 2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의 '부동산 투자 자문' 논란과 관련, "인수위가 시작부터 싹수가 노랗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현안 브리핑을 통해 "모 인수위원이 언론사 간부 성향 파문으로 인해 물러난 적도 있는데 인수위가 시작부터 국민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잡음을 많이 내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변인은 "인수위 자문위원에게 정부 정책을 자문하라고 했지 누가 (부동산) 투자를 자문하라고 했느냐"며 "인수위의 활동을 신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갖고 새로운 부정부패의 싹이 있는지 내부 단속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이명박 당선인이 인수위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일획일점도 고칠 수 없다', '장관이 임명 안되면 차관이나 국장만 데리고 일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며 "문제의 본질을 토론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들이대면 어떻게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근거없이 발목 잡는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인수위 운영도 '너 하고는 일 못하겠다'고 하는 식으로 해왔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오기와 독선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고 충고한다"며 "국회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심도 깊은 심의에 나서라고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뉴스제공=뉴시스/정리: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