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대장주 NC 끝없는 추락…“왜?”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게임업계 부동의 1위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최고 성수기인 여름시장에서 고전하면서 결국 업계 1위 자리를 네오위즈게임즈(이하 네오위즈)에게 내주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네오위즈는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으로 17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10일에 발표된 엔씨의 3분기 매출액은 1476억원으로, 같은 날 발표된 NHN의 한게임의 1563억원보다 떨어진 수치를 나타냈다. 업계 수장이던 엔씨가 하루아침에 3위로 밀려나게 된 셈이다.
엔씨의 추락은 어느 한 부분의 부진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국내․외 시장에서 기존 게임들의 점유율 하락 및 신작출시 지연 등이 주요 요인이다.
엔씨의 주력 분야는 MMORPG(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이하 MMO)다.
지금의 엔씨를 있게 만든 리니지 시리즈는 물론이고 지난 2008년 출시된 아이온 역시 현재까지도 회사의 캐쉬카우로서 건재하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이들 게임으로서는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2008년 출시된 아이온은 물론이고 리니지2가 2004년, 리니지1이 출시된지 무려 10년이 넘었음을 감안할 때 이들 게임으로 신규유저 유입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런 점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상태다. 게임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엔씨는 3분기 실적이 직전분기에 비해 매출액 12%, 영업이익 22%, 당기순이익은 33% 급감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각각 6%, 32%, 29%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국내․외 시장에서 리니지1의 매출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해외시장에서 매출액 감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해외시장에서 로열티를 포함한 매출액은 올해 1분기 588억원, 2분기 490억원, 3분기 451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해외매출 감소 원인은 같은 기간 북미 지역에서 리니지 서비스를 중단했고 대만 및 유럽 등지에서 아이온과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사그러들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이미 몇 몇 해외계열사는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북미 지역에서 ‘길드워’ 시리즈를 담당하고 있는 Arenanet과 캐쥬얼 게임인 ‘펀치몬스터’를 출시한 넥스트플레이는 계속된 적자로 인해 올해 3분기 기준 자본금을 전액 까먹은 상태다.
위의 두 법인 말고도 대부분의 해외법인들은 적자행진을 기록중이다. 엔씨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법인을 포함한 투자한 법인들의 총 순손실이 42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엔씨가 프로야구단 창단을 위해 설립한 법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해외법인이다.
블소 출시 지연, 증권가 “4분기도 인고의 시간”
이런 상황에서 3년 만의 MMO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에 쏟아진 관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증권업계도 블소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4분기 상용화 예측과 함께 높은 기대를 걸면서 장및빛 전망을 내놨다.
이런 시장의 기대치는 주가에도 반영돼 블소 2차 CBT를 전후로 30만원 대 초반인 주가는 지난 10월 18일 장 중 한때 38만 6000원까지 치솟아 연중 신고가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망스런 3분기 실적이 발표와 함께 회사측이 블소의 연내 상용화가 힘들다는 발표를 하자 엔씨의 주가는 하락해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31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엔씨 이재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뒤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1분기에 한차례 더 테스트를 거친 후 (블소를)상용화하기로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정우철 연구위원은 “블소의 연내 상용화가 불발되면서 4분기도 실적이 좋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미 기존 게임들로 신규유저 유입 및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블소의 출시지연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