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인수위원장 '선방'…남은 한달 순항할까
2009-01-28 김민자 기자
【서울=뉴시스】이제 절반의 고비를 넘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사령탑, 이경숙 위원장의 성적표는 과연 몇점이나 될까. 인수위 안팎의 의견을 종합해 볼때, 지난 한달간 이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웬만해서는 칭찬에 인색한 언론도 이 위원장의 업무 평가에는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국민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지난 25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에 대한 긍정평가는 69.6%로 2주전 조사에 비해 8.3%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위에 대한 평가가 이 위원장의 리더십과 무관치 않은 만큼, 이 위원장의 '성적표' 또한 나쁘지 않음을 수치로 보여준 셈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한달간 정부조직 개편안을 비롯해 '대학 3단계 자율화 방안' 등 굵직 굵직한 작업들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은 기존 '18부 4처'의 정부조직을 '13부 2처'로 축소하고, 7000여명의 공무원을 감축하는 '대수술'이다. 정당과 정부부처의 반발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위원장은 반발이 현실화 되자 '원칙'을 강조하며 원안을 고집하는 한편,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인수위원들에게 "외부에 나가서 (정치권의) 반대 의원을 설득하라"며 '각개전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한마디로 '내유외강'이라고 정리한 뒤 "이 위원장은 큰소리 한 번 치지 않고 끝까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유연한 스타일이지만, 신기하게도 인수위원들이 이 위원장의 말에 잘 수긍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위원장은 매우 꼼꼼하고 늘 '안정된' 모습"이라면서 그의 리더십을 '절제 속의 카리스마'라고 표현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탁월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정원장의 방북 당시 대화록이 언론에 유출됐을 때, 이 위원장이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오히려 인수위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다. 인수위의 핵심 관계자는 "이 위원장은 당시 침착하게 사고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한 뒤, 인수위측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자 곧바로 '국기문란'으로 규정해 자연스럽게 검찰의 국정원 수사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리더십은 숙대 총장을 4번이나 연임한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2006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1000억원 규모의 '제2창학' 기금을 모금하자는 취지로, 신임 여성 총장의 공격적인 경영 능력이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그의 뒤를 늘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는 'CEO형 총리'라는 말은 그의 경영 능력을 대변한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교육 개혁과 관련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어교육 강화 방안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단기간에 준비한 것으로 오해되는 부분이 있다"며 적극 변호에 나서기도 했다. 토익.토플과 같은 영어 상시평가 제도를 관철시키는데도 이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차기 교육부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러나 현재 '영어몰입교육'을 포함한 영어교육 강화 방안과 관련해 교육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과 사교육비를 오히려 부추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향후 2주 동안 학부모. 학생을 비롯한 교육주체들과 만나 공청회를 열고 교육 개혁과 관련해 직접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남은 인수위 기간 동안 어떻게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지 여부가 이 위원장의 최종 성적표를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김민자기자 rululu2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