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공정위원장 "갑(甲) 대기업, 상생의식 중요"

2011-12-15     장건우 기자
[매일일보] "정부의 개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가려고 해야 한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2012년 공정위 업무계획 보고에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일변도의 정부 개입만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경쟁 환경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공정위 책임자로 있으면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하도급 거래,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로 인한 공정경쟁 저해 문제는 근본적인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정부의 개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함께 가려고 해야 한다"며 "올해 대형유통업체들이 판매수수료를 인하한 것처럼 다른 분야도 사회적 합의에 의한 동반성장의 문화를 만들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 우리경제의 어려움속에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민생관련 분야에서의 담합과 변칙적인 가격인상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도 글로벌경제의 어려움 속에 우리경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체질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쟁적인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특히 서민이 어려움을 겪는 민생 품목의 카르텔(담합)에 대해 철저히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소비자원 회의실에서 2012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공정위가 그동안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적극 대처해 민생문제 해결에 힘썼고,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등 동반성장 기틀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서민들과 중소기업이 체감할 정도의 가시적 성과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동반성장에 대한 중소기업의 체감도가 높지 않고, 불공정관행이 아직 상존하고 있다"며 "법집행 결과가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 등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내년 업무추진 목표를 '중소기업·대기업·소비자가 모두 공감하는 따뜻한 시장경제 구현'으로 설정하고, 정책과제로 ▲대·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기업생태계 만들기 ▲서민 고통 경감을 위한 반칙 없는 시장 만들기 ▲소비자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도록 소비자의 힘 키우기 ▲믿을 수 있는 유통환경 만들기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은 후 공정위 직원들과 함께 '담합 등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에 참여해 실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또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방문해 업무현황 등에 대해 설명듣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