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지방대생들에게만 절실한 듯…”

[현장인터뷰]‘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 박정훈 집행위원장

2011-12-1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가 점령 6일차를 맞은 15일 오전 11시 1%금융수탈에 맞선 99%(투기자본감시센터, 사회당, KIKO피해기업 공대위, 저축은행피해자 비대위, 금융소비자협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텐트를 철거할 수 있지만 우리의 의지를 철거할 수 없다”
“반값등록금, 지방대생만 절실”…재원 확보만이 핵심 사안 

앞서 이날 오전 10시 30분에는 영등포구청 측에서 민원이 들어왔다며 점령단 텐트를 철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이자 Occupy 점령자인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텐트를 철거할 수 있지만 우리들의 의지를 철거할 수 없다.”며 다시 텐트를 치고 점령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는 오늘 오후 5시 금융피해자들의 집회에 연대하면서 다시 텐트를 치고 2차 점령에 들어갔다.

이들은 또 16일 한국거래소 앞 퍼포먼스와 론스타-하나은행-금감원의 비리를 규탄하는 플래시몹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박정훈 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 한국거래소에서 민원이 들어와 철거 했다고 들었다.

▲ 점령 6일차 아침 영등포 구청에서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점령지의 텐트를 철거해갔다. 민원인이 한국거래소냐고 따져 물었지만 구청 담당자는 밝힐 수 없다는 이야기만을 반복하며, 텐트를 철거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경찰 병력이 합법적인 집회신고 장소에 들어와 대기하고 있었다.

한국거래소 측은 외국인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한국거래소 앞에 지저분한 텐트들이 쳐져 있는 것이 보기 싫다고 철거하라고 한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더러운 거래야 말로 치욕스러운 것이 아닌가?

론스타의 먹튀자본과 쌍용자동차의 상하이 자본, FTA를 통해 이득을 볼 삼성과 현대를 위한 돈이 거래되고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 계속적으로 농성을 벌이면 제재가 더 심해질 텐데?

▲ 경찰로부터 흘려들은 얘긴데 다시 텐트나 천막을 치는 시도를 할시 경찰병력으로 제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권력을 행사하겠다는 협박이다.

- 두렵지 않은가?

▲ 우리는 별로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울분을 터트리지 않는다. 저들은 늘 우리의 삶을 철거해왔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그들의 탄압과 싸울 것이고, 담대하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의 점령은 계속 될 것이다.

-반값 등록금의 미래,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 물론 낙관적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원확보에 있다. 우리가 여의도 거래소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지만 금융자본이 거둬들이고 있는 막대한 불로소득에 세금을 부과해 확보하면 된다.

- 반값 등록금 문제가 특정인들의 관심대상으로 비춰진다는 말을 했다.

▲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들이 대부분 낙선했다.

특히 이런 현상이 서울의 소위 잘나가는 대학에서 더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일례로 지난 10월 지방대생이 상경해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반값등록금 시행이 안되면 분신자살을 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반값 등록금 집회를 시민연대와 연대한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반값등록금뿐만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위해서 ‘Occupy 여의도’에 참여했다. 반값 등록금을 넘어 가장 근복적인 문제는 학자금 대출 문제, 불안정한 노동 문제,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다.

- 점거 6일 째, 시민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 반응은 뜨겁다. 텐트 농성을 치르면서 끼니도 이곳에서 직접 해결하고 있다. 어떤 시민은 메추리알 장조림을, 어떤 시민 분은 김치 한 박스를 직접 보내주시기도 했다.

- 반값 등록금을 넘어서 대학생들의 학자금대출문제, 취직이 불안한 노동시장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로 주변에 안타까운 사연도 많다고?

▲ 이사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리어카로 5번이나 짐을 옮겼다. 비를 맞으며 지하로 이사한 뒤 친구와 소주를 마시며 눈물을 흘린 친구가 있다.

또 한 달 150정도 겨우 받으면서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은 급여의 절반 이상을 자식의 학자금과 생활비로 쏟아 붇고 있다. 한국사회 곳곳에는 단칸방과 고시원에서 편의점의 삼각김밥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청년들과 가난한 이들이 존재한다.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 이후의 계획은?

▲ 오후 5시부터 2차 점령에 들어간다. 그리고 16일 오전, 오늘 철거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한국거래소 앞에서 퍼포먼스와 론스타-하나은행-금감원의 비리를 규탄하는 동시에“론스타에 줄 바에야 우리에게 달라!”라는 요구를 하며 플래시몹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