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장 유우익·경호처장 김인종
2009-02-01 매일일보
【서울=뉴시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새 정부의 대통령실장에 유우익 서울대 교수를, 경호처장에는 김인종 전 2군사령관을 각각 지명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존의 권위적인 대통령 비서실을 탈피해 비서실과 경호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대통령 경호실은 대통령실 산하의 대통령 경호처로 변경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대변인은 유 교수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잡아왔고 이 당선인의 국정 철학과 정책 목표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세계 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마인드를 소유한 전문가"라고 소개한 뒤 "(이 당선인은 유 교수가) 화합적이고 원만한 성품으로 대통령실을 잘 이끌어갈 것이며 대통령을 보좌할 최적임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명을 받은 유 교수는 "대통령실장이라고 하는 막중한 자리에 내정이 돼 어깨가 무겁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하니 국민을 편안히 섬기고 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에 성심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 실장이라고 언론에서는 상당히 큰 자리처럼 말하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보좌하는 자리"라며 "자리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성심과 능력으로 일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와 독일 키일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장과 교무처장, 미국 버클리대.프랑스 소르본 대학 객원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그는 이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 설립한 '국제전략연구원(GSI)'의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과는 1990년대 중반 경부운하 건설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유 교수는 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의 밑그림을 그린 핵심 브레인이다. 이후 유 교수는 서울시장 퇴임사와 대선기간 각종 연설문, 한나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전재산 헌납 발표문을 작성했으며, 오는 25일 취임식 때 발표될 취임사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장에 지명된 김 전 사령관은 수도방위사령관과 2군사령관,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군사 전문가다. 그는 2001년 전역한 뒤 예비역 대장 출신으로는 가장 먼저 한나라당에 입당해 대선기간,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국방정책자문단'을 이끌며 이명박 당선인의 경호자문 역할을 해왔다.
'유우익 체제' 대통령실 후속 수석 인선은
'유우익 대통령실장' 체제에서 청와대 수석 인선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 선임을 마무리한 당선인 측은 유우익 내정자와 협의해서 이르면 3일께 수석 인선안을 확정하고 설 연휴 이후인 10일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1일 삼청동 인수위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수석 인사는 10일에 발표하겠다. 대상 후보들이 있지만 검증과 압축 과정이 같이 들어간다"면서 "대충 추려졌지만 더 좋은 분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당선인 비서실 핵심 관계자는 수석 정밀검증 수위에 대해서 "70년대 80년대에 '나중에 장관이나 의원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사람이 개과천선할 수도 있는건데 인생 전 과정을 검증해 버리면 인재 낭비"라며 과거보다는 현재의 능력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당선인이 조각(組閣) 가안을 이미 봤다. 한달 간 작업했는데 장관이나 수석 후보로 5000여명을 검토했다. 수석 인선은 거의 마무리됐으니 일요일이나 늦어도 월요일 쯤에는 확정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수석 인선의 시기는 윤곽이 드러난 반면 인선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유 내정자의 심중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물론 이 당선인의 의중이 가장 많이 반영되겠지만 수석들과 지근거리에서 함께 일해야 하기는 당선인이나 대통령실장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유 내정자의 의견도 십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유 내정자가 차기정부 대통령실의 최우선 과제로 '대통령 보좌'를 꼽은 것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는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하도록 보좌하는 곳이다. 앞으로 나서서 일하는 데가 아니니까 조용하지만 치밀하고 절제하면서 대통령을 모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섬기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섬기는 대통령실'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겸양의 표현인 동시에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치밀하게' 보좌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유 내정자는 오랫동안 당선인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해 왔지만 언론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자제하는 등 일종의 '그림자 내조'를 해왔다. 차기정부는 현재 4실10수석 체제인 청와대를 1실1처7수석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실이 '대통령실'로 통합되면서 대통령경호실은 대통령실 소속 경호처로 변경된다. 기존 대통령비서실의 비서실장-정책실장-외교통일안보실장을 대통령실장으로 통합하는 등 기능을 몰아주면서 대통령실 인원도 20% 감축했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월등하게 높아졌다는 평이다. 민정수석에는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인재교육문화수석에는 인수위 사회교육문과 이주호 간사가 유력하다. 사회정책수석에는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TF팀장이, 국정기획수석에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정무수석에는 윤원중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경제수석과 외교안보수석은 막판 조율 중이다. 주호영 대변인은 전날 "수석들은 같이 일할 스텝이니까 당선인 본인도 믿을 만하고 국민에게 내보이기에도 괜찮은 사람들로 완성해야 하지 않겠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가 이 당선인과 함께 어떤 식의 수석 인선안을 내 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우익 대통령실장 지명 배경은
"당선인은 자신이 확실히 아는 사람, 적어도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의 전언에서 차기정부의 초대 대통령실장은 이미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일 학계 최측근인 유우익 서울대 교수를 대통령실장에 지명했다. 막판까지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과 경합을 벌였던 유 교수는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대운하'를 진두지휘하는 등 오랜 정책자문으로서 이명박정부의 국정 기조를 잡아 온 공을 인정 받아 최종 낙점됐다. 또 90년대에 10여년 간 대통령자문위원으로 활동해서 대통령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무엇보다 당선인의 의중을 꿰뚫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초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 인선은 상호보완적인 개념에서 조율되리라 전망됐다. 정치력과 실무능력을 고려해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인석 작업을 하리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던 차에 관계·학계·정계를 두루 거친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가 총리에 지명되면서 대통령실장 지명자에 관심이 집중됐다. 차기정부 '빅2' 인선을 통해 조각 작업에 대한 당선인의 의중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선 의원인 한 특사의 경우 정치력을 겸비하긴 했지만 주로 관계와 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지라 역할 안배 면에서 대통령실장은 정치권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졌었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학계 출신인 유 교수가 기용된데에는 차기정부 출범 이후 확 달라질 국무총리실과 대통령실의 위상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인수위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현행 4실10수석 체제를 1실1처7수석 체제로 축소하는 한편 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을 '국무총리실'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규모가 축소되기는 총리실이나 대통령실이나 마찬가지지만 총리실의 기능은 '확' 줄어드는 반면 대통령실은 기능이 강화되면서 청와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자신의 경제정책 자문을 담당해 온 유 교수를 대통령실장에 낙점한 이유 중 하나다. '척 하면 척'하는 인물을 지근거리에 두고 차기정부의 국정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대통령실에서 국정철학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하는데 유 교수는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적임자"라며 "그 분만큼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식의 폭이 깊고 넓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장 인선은 국무총리 지명일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총리 인선이 지연되면서 함께 늦춰졌다. 주호영 대변인은 지난 21일 "전체 구도를 짜고 있기 때문에 총리나 비서실장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할 것 같다"면서 "전체적인 느낌이 '오케이'되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주 대변인은 그러나 나흘 뒤 "하나가 어긋나면 전체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인선에는 고려사항이 많은 만큼 한쪽에서 변수가 생기면 전체 틀이 바뀔 수 있다"며 인선 작업의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인선 작업 지연 이유로는 철저한 검증작업과 더불어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찾으라"는 당선인의 특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인선 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 익은' 인사 발표를 했다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