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퇴임 기자회견서 “한 그릇에 모든 것 담으면 깨지기 마련”
"보수통합,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어"
2020-02-25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한 그릇에 모든 걸 담으려고 하면 그 그릇은 깨질 수 밖에 없다'며 보수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과 함께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빅텐트론을 바탕으로, 이번 2.27 전당대회를 범보수 진영에 문호를 개방하는 보수통합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과거 그의 주장과 상반된다.27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그는 이날 퇴임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고별사를 전하면서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보수권 전체 통합이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을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깨달았다"며 "한 그릇에 모든 걸 담으려고 하면 그 그릇은 깨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억지로 인위적으로 당대당 통합해서 보수정당 규모만 키우다간 자칫 (통합 이후) 당내 분란으로 지금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보다 못할 수가 있다"고 했다. 지금처럼 바른미래당 등 야당과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형태가 더 낫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서로가 네트워크를 형성한 가운데 한국당이 그 중심을 확보하면서 개별적으로 (우리당으로) 입당하거나 협력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다"고 했다.그는 네트워크의 종류와 관련해선 "표결이나 국회에서 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다른 당과 이신전심으로 협조하는 부분도 많다"면서 "또 밖에 있는 분들 중에서는 최근에 입당을 많이 하신 태극기부대 분들도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밖에 여러 보수 세력들과도 어느때보다 광범위한 의견교환과 가치를 공유 해왔다"며 "앞으로 이런 연대가 계속 강화될 것이다"라고 했다.한편,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 입장을 모호하게 전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총선과 대선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 점은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자리를 목표로 해서 살아본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 국가가 가진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이 상태가 너무 답답하다"며 "이 답답함 풀기 위해서라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할 것이고 그와 관련된 일들을 뭐든 해나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