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소월아트홀서 3일 개막

본선 티켓을 둘러싼 양보 없는 무대가 시작 된다

2020-02-2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예술감독 김태수)가 3월 3일 부터 16일 까지 소월아트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오는 6월에 있을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서울대표로 출전하기 위한 작품을 뽑는 예선대회이다.서울을 대표할 창작 희곡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회에는 총 7개 단체가 참가한다. 이 중 6개 작품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초연작이다. 현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 창작극 활성화를 목표로 기획된 이번 대회에는 일제강점기, 개화기 배경의 시대극부터 2019년 우리의 사회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과거에서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두 작품은 대회의 첫 시작을 알리는 극단 시선의 <독백의 합창>(작, 연출 홍란주)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극단 은행목의 <하시마섬의 은행나무>(작 양수근, 연출 이승구)이다.<독백의 합창>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작곡가의 고뇌와 그를 향한 억압을 다루고 있다. 홍란주 연출은 국립국악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를 관통하는 희곡에 1940년대 대중가요를 가미한 작품을 관객에게 선사한다.<하시마섬의 은행나무>는 ‘지옥섬’ 하시마섬에 갇혀 하루 16시간을 노동으로 채워야 했던 10대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난 1월 ‘2019 대한민국극작상’을 수상하기도 한 양수근 작가는 “진실한 역사만이 우리 후대에게 물려줄 유산”이라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일본과 흐려지고 있는 역사의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한다.오공선생의 재산양도를 둘러싼 좌충우돌 진실공방을 다룬 <맹신자 오공선생>(작, 연출 이지수)는 개화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은 손안의 작은 세상인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정보들을 쉽게 믿어버리는 현대사회에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신명난 놀이판으로 구성된 무대와 우스꽝스러운 오공선생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뼈있는 웃음을 선사한다.현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네 작품이다. 현실을 잊기 위해 노트북을 켜고 희곡 속으로 들어가는 2019년 희곡작가 ‘덕순’의 이야기를 다룬 <성냥 파는 소녀에 대한 보고서>(작 전형재, 연출 송미숙)는 과거와 현재, 실제와 허구, 재현과 현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긴장감 넘치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이판사판>(작 강병헌, 연출 송정바우)은 무허가 무당촌을 지키기 위해 귀신, 사람 모두 힘을 합쳐 협력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인생은 모두 함께 잘 노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판사판>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한바탕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작 백성호, 연출 하일호)는 한 의문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극이다. 켜켜이 쌓여있는 진실을 하나씩 풀어가며 흥미롭게 극을 끌고 나가지만, 현대사회에서 의식 없이 행해지는 여성을 향한 불합리한 인식과 억압을 날카롭게 꼬집어 낸다.<전시 조종사>(작, 연출 한윤섭)은 작년 ‘2018 종로 문화다양성 연극제’에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기도 한 재연작품이다. 희곡뿐만 아니라 장편 동화를 발간하기도 한 한윤섭 작가의 상상력은 장르의 구분을 뛰어넘는다. 전쟁 중인 중동 사막을 배경으로 한 '전시 조종사'는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분위기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연극협회는 지역 연극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서울 각 자치구와 협력해 서울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재작년 강동아트센터와 지난해 구로문화재단에 이어 올해 성동문화재단까지 함께 한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우수한 창작희곡 발굴을 통해 서울 창작 연극의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를 비추며,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본선대회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