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한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하"

2012-12-18     안경일 기자
[매일일보] 한국은행이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국계 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로널드 맨(Ronald Man) HSB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Korea Central Bank Watch)에서 "성장의 지지대(cushion) 역할을 할 기준금리의 역할이 한국경제에서 내년에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장기화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다, 취약한 국내 수요나 투자 또한 내년 경제 성장의 지지대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기준 금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물론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과거의 사례(history)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격하게(sharply)둔화되면 어김없이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억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는 (기존 대출이 있는)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1분기 중 한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취약한 가계수요와 점차 둔화되는 투자 등 이중고에 짓눌린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로널드 맨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세의 둔화가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가볍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가 완연히 둔화되면서 원유를 비롯한 상품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도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립금리(neutral rate) 수준이 당초 상정한 것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는 김중수 총재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김 총재가 금리 정상화 의지를 공언해 왔지만, 이러한 중립금리 관련 발언은 금리 인하의 퇴로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널드 맨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내년에 한차례 기준금리를 낮춘 뒤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금리정상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 금리를 한 차례 낮춘 뒤 2013년에 3차례 정도 올려 기준금리가 3.75%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