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호남 죽이기' 시작되나?
인수위 정책, '광주전남 대형 프로젝트 위협'..."전라도가 다시 섬이 되고 있다"
2008-02-03 구길용 기자
【광주=뉴시스】이명박정부 출범을 앞두고 광주.전남지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호남 홀대'에 대한 인식이 우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정책들이 광주.전남의 미래를 이끌 대형 프로젝트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데다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선정에서 나타난 결과가 지역민들을 폭발 직전으로 몰고 있다. 3일 광주.전남지역민들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광주.전남지역이 소외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의 관련정책 발표로 현실화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은 최근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를 정리하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를 폐지키로 한데 이어 관련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는 조성위가 폐지될 경우 오는 2023년까지 총 사업비 5조2912억원이 투입될 사업 자체의 축소 또는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2012 여수세계박람회' 주무 부처였던 해양수산부가 폐지될 위기를 맞고 있어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엑스포 관련 업무가 다른 부처로 이관된다고는 하지만 국비지원을 포함한 사업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부산항과 함께 '투-포트 전략'으로 추진해 왔던 광양항 개발도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5+2 광역경제권'도 그동안 광주.전남 미래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던 '서남권 종합발전계획'과 기업도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동일 경제권내 전북의 새만금사업과 상당부분 중복되는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개발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새만금태스크포스팀은 이미 새만금 내부토지 이용계획을 농지 위주에서 산업용지 위주로 바꾸고 농림부와 재정경제부로 이원화돼 있는 사업부처를 재경부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5+2 광역경제권' 개발계획은 또 수도권 규제 완화와 맞물려 있어 광주.전남을 포함한 지방을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차기 정부의 정책들이 호남 소외를 넘어 광주.전남지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정권교체기에 진행되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대학 선정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역민들의 허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별, 대학 규모별 안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청와대 수석 개입의혹까지 불거져 조선대학교측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윤장현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는 최근 칼럼을 통해 "전라도가 다시 섬이 되고 있다"며 "한국정치 사상 가장 강력한 정치권력으로 등장한 차기 정부는 국민 앞에 겸손하고 정책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길용기자 kykoo1@newsis.com